매출 100억→2353억 '껑충'…'세계 1위'가 찾는 한국 기업 [김병근의 남다른中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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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 에어버스 항공기 동체 및 날개 수주'.
2013년 3월. 무심코 신문을 펼쳐든 유대연 에이스엔지니어링 이사의 눈에 이런 제목의 기사가 들어왔다. 특수 컨테이너 제조사의 영업 담당 임원답게 '저렇게 무겁고 큰 물체는 어떻게 운반할까'로 자연스레 생각이 확장됐다. 수소문 끝에 나무 포장재로 운반되고 포장재는 버려진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는 에어버스와 미팅을 위해 곧바로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3차원 도면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포장재를 컨테이너로 바꾸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 조리있게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 에어버스 관계자들이 몇 마디를 주고 받은 후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해봅시다."연 매출 100억원대 중소기업 에이스엔지니어링은 이렇게 세계 1위 항공사 에어버스의 항공기 동체 및 날개 운송을 책임지는 강소기업으로 도약했다. 당시 100억원이 조금 넘던 매출은 지난해 2353억원으로 불어났다. 영업이익은 188억원을 기록했다. 맨땅에 헤딩하듯 에어버스를 개척한 자신감과 기술력을 밑천 삼아 항공, 에너지, 방산, 반도체(클린룸) 등 업종별 1위 기업을 두루 고객사로 확보한 결과다. 대부분 고객사가 글로벌 기업인 까닭에 수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는다. 지금은 에이스엔지니어링 대표로 올라선 유대연 사장(사진)은 수출을 대폭 늘려 국가 경제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로부터 최근 '145회 한국을 빛낸 무역인'으로 선정됐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은 유 사장 부친인 유인선 회장이 1991년 창업했다. 초창기 운송용 컨테이너를 가장 먼저 국산화해 중국에 재수출하면서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서 기반을 닦았다. 이후 에어버스의 항공기 동체 및 날개 운송용 특수 컨테이너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사세를 확장시켰다. 커피 이송에 부패 방지용 환풍기를 설치한 컨테이너를 도입한 것도 에이스엔지니어링이 최초다.
지금은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이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나온다. ESS는 생산한 전기를 저장장치에 저장한 후 필요할 때 전기를 공급해 전체 전력 사용 효율을 높이는 제품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미국 플루언스가 전 세계 1위인 가운데 에이스엔지니어링이 ESS를 제작해 플루언스에 독점 공급한다. 유 사장은 "특수 컨테이너 기술을 변전소에 적용해 사업 영역을 전력 계통으로 넓히고 이를 응용해 다시 ESS 신 시장을 개척했다"며 "설계부터 제작, 운송 ,설치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 고객이 세상에 없는 걸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최초' 타이틀이 많아진 것 같다"고 했다. 유 사장은 기존 고객과 소통하고 새 고객을 찾기 위해 1년에 200일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다. 이런 그의 열정에 매력을 느껴 취업하는 MZ세대들이 많다는 평가다. 5월 초 기준 전체 직원이 99명인 가운데 평균 연령은 35세가 채 안 된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 우려에도 에이스엔지니어링호는 순항하고 있다. 유 사장은 "올해 공급해야 하는 물량이 이미 4000억원을 넘어섰다"고 귀띔했다. 올해 연간 매출이 작년의 두 배를 넘을 것이란 예상이다. 올 하반기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등 기업공개(IPO)도 준비 중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2013년 3월. 무심코 신문을 펼쳐든 유대연 에이스엔지니어링 이사의 눈에 이런 제목의 기사가 들어왔다. 특수 컨테이너 제조사의 영업 담당 임원답게 '저렇게 무겁고 큰 물체는 어떻게 운반할까'로 자연스레 생각이 확장됐다. 수소문 끝에 나무 포장재로 운반되고 포장재는 버려진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는 에어버스와 미팅을 위해 곧바로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3차원 도면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포장재를 컨테이너로 바꾸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 조리있게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 에어버스 관계자들이 몇 마디를 주고 받은 후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해봅시다."연 매출 100억원대 중소기업 에이스엔지니어링은 이렇게 세계 1위 항공사 에어버스의 항공기 동체 및 날개 운송을 책임지는 강소기업으로 도약했다. 당시 100억원이 조금 넘던 매출은 지난해 2353억원으로 불어났다. 영업이익은 188억원을 기록했다. 맨땅에 헤딩하듯 에어버스를 개척한 자신감과 기술력을 밑천 삼아 항공, 에너지, 방산, 반도체(클린룸) 등 업종별 1위 기업을 두루 고객사로 확보한 결과다. 대부분 고객사가 글로벌 기업인 까닭에 수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는다. 지금은 에이스엔지니어링 대표로 올라선 유대연 사장(사진)은 수출을 대폭 늘려 국가 경제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로부터 최근 '145회 한국을 빛낸 무역인'으로 선정됐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은 유 사장 부친인 유인선 회장이 1991년 창업했다. 초창기 운송용 컨테이너를 가장 먼저 국산화해 중국에 재수출하면서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서 기반을 닦았다. 이후 에어버스의 항공기 동체 및 날개 운송용 특수 컨테이너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사세를 확장시켰다. 커피 이송에 부패 방지용 환풍기를 설치한 컨테이너를 도입한 것도 에이스엔지니어링이 최초다.
지금은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이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나온다. ESS는 생산한 전기를 저장장치에 저장한 후 필요할 때 전기를 공급해 전체 전력 사용 효율을 높이는 제품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미국 플루언스가 전 세계 1위인 가운데 에이스엔지니어링이 ESS를 제작해 플루언스에 독점 공급한다. 유 사장은 "특수 컨테이너 기술을 변전소에 적용해 사업 영역을 전력 계통으로 넓히고 이를 응용해 다시 ESS 신 시장을 개척했다"며 "설계부터 제작, 운송 ,설치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 고객이 세상에 없는 걸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최초' 타이틀이 많아진 것 같다"고 했다. 유 사장은 기존 고객과 소통하고 새 고객을 찾기 위해 1년에 200일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다. 이런 그의 열정에 매력을 느껴 취업하는 MZ세대들이 많다는 평가다. 5월 초 기준 전체 직원이 99명인 가운데 평균 연령은 35세가 채 안 된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 우려에도 에이스엔지니어링호는 순항하고 있다. 유 사장은 "올해 공급해야 하는 물량이 이미 4000억원을 넘어섰다"고 귀띔했다. 올해 연간 매출이 작년의 두 배를 넘을 것이란 예상이다. 올 하반기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등 기업공개(IPO)도 준비 중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