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0% 차지…'非통신 근육' 커진 SKT

1분기 매출 2% 늘어 4조3722억
영업이익도 14% 증가한 4948억
'T우주' 가입자 1년새 2배 늘어

"글로벌 빅테크와 AI 동맹 구축"
SK텔레콤이 올해 1분기에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웃도는 매출, 영업이익을 거뒀다. 수익을 낼 수 있는 비(非)통신들이 다양해진 효과다. 이 회사는 글로벌 통신사, 빅테크 등과 제휴하며 인공지능(AI) 서비스 사업을 키우고 있다. 통신사가 아니라 ‘AI 컴퍼니’로 정체성을 바꾸는 것이 목표다.

○비통신 비중 20% 넘었다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4조3722억원, 영업이익 4948억원을 냈다고 10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14.4% 증가했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구독, 메타버스 등 일명 ‘뉴ICT(정보통신기술)’로 불리는 비통신 사업의 성장이 돋보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에서 비통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1년 전엔 18% 수준이었다.

특히 콘텐츠, 광고, 커머스 등 미디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증가한 3932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AI 기술을 활용해 미디어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한 결과”라며 “AI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다. 예컨대 AI로 구매 가능성 높은 고객군을 추천하거나, 화질을 개선해주는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사업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3862억원을 기록했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28.2%, 22.3% 증가했다.회사 ‘뿌리’ 격인 통신 사업도 굳건했다. 이동전화 사업 매출은 올해 1분기 2조627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했다. 5세대(5G) 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난 게 주효했다. 1분기 말 기준 이 회사 5G 가입자 수는 1415만 명으로 전체 고객의 60%를 넘는다. 통신업계를 통틀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증권시장에서 “경기침체, 통신비 인하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글로벌 빅테크 제휴 추진

SK텔레콤은 AI 서비스 사업 범위를 국내에 한정하지 않고 글로벌화하는 전략을 공개했다. 향후 AI 기술과 솔루션을 활용한 신사업이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손인혁 SK텔레콤 에이닷개발 담당은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글로벌 통신사, 빅테크와 제휴하면서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글로벌 진출을 추진할 생각”이라며 “조만간 ‘글로벌 테크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21년부터 ‘AI 컴퍼니’로 전환을 강조하며 AI를 활용한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손 담당은 “글로벌 톱 수준의 AI 기업과 초거대 언어 모델, AI 기술 서비스 분야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다음달 초거대 언어모델을 선보이기로 했다.SK텔레콤은 통신 사업에서도 신사업을 발굴하면서 더 단단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2021년 하반기 처음 선보인 구독형 서비스 ‘T우주’가 대표적이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월 1만원가량을 내고 이 서비스를 구독하면 쇼핑몰, 편의점 등 제휴처 할인 혜택을 준다. T우주의 1분기 월간 실사용자는 180만 명을 넘었다.

김진원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컴퍼니로 입지를 강화하면서 주요 사업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주가가 저평가된 측면이 있어 자사주 매입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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