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음악인] 피아니스트·작곡가 듀크 엘링턴, 50년간 빅 밴드 이끌며 6000곡 쓴 재즈의 대부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재즈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듀크 엘링턴(1899~1974·사진)은 평단에서 재즈를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평생 6000여 곡을 쓰며 재즈 밴드의 모든 것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엘링턴은 1940년대부터 10명 이상으로 이뤄진 빅 밴드의 시대를 열었다. 개인기를 중시하던 트렌드를 바꿨다. 모든 악기의 음정을 조율하며 명곡을 쏟아냈다. 1950년대 들어선 대전환을 시도한다. 클래식처럼 ‘모음곡(Suite)’을 활용한 것. 주제 하나를 가지고 여러 소품곡을 엮어 대곡을 썼다. 그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소설을 오마주한 ‘서치 스윗 선더’(1957)란 곡은 재즈 역사상 가장 뛰어난 대작이란 평가를 받았다.엘링턴이 빅 밴드를 이끈 리더십은 오늘날까지 칭송받는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리더십 자문에 엘링턴의 밴드 운영 방식을 차용했다. 외골수였던 다른 연주자와 달리 그는 멤버들의 강점을 살리며 화음을 빚는 데 주력했다.

50년 이상 빅 밴드를 이끈 엘링턴의 위상은 세계로 뻗어나갔다. 1969년 미국 최고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1973년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았다. 그래미어워드는 12회 수상했고 1966년에는 평생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