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조지아에 23년 만에 무비자 입국 재개…직항금지도 해제

무소속 대통령 "우리 영토 점령 상황에서 용납불가 도발"
러시아가 조지아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재개하고 직항 금지 조처를 해제했다고 10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이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령을 통해 오는 15일부터 조지아 국민에 대한 90일 기한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2019년 도입한 조지아로의 직항 금지령도 해제했다.

러시아는 대부분의 구소련권 국가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으나, 조지아에 대해선 과거 체첸 전쟁이 벌어졌던 북코카서스 지역의 테러 위험을 이유로 2000년부터 비자 제도를 도입했다. 이어 2019년 조지아에서 대규모 반러시아 시위가 벌어지자 조지아로의 직항 금지 조처도 도입했다.

러시아는 2008년 조지아 내의 친러시아 세력이 독립을 선포한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조지아 정부가 탄압했다고 주장하며 조지아를 침공했으며, 이후 양국 간 외교 관계는 단절됐다.

그러나 2020년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조지아의 꿈'이 집권한 이후 조지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고, 러시아인에게 최대 1년간 무비자 입국 및 취업도 허가했다. 지난 3월에는 '조지아의 꿈'이 러시아와 유사한 언론·비정부기구 통제법을 추진하자 이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는 등 조지아 내에서 친러시아 대 친서방 노선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무소속으로 최근 시위 때도 여당과 갈등을 빚은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러시아의 이번 조처에 대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우리 영토를 점령 중인 상황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러시아의 또 다른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