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비 아까운 소비자 모여라"…'반값택배' 경쟁 나선 편의점 [오정민의 유통한입]

고물가 시대 '배송비 절약' 소비자 잡기 나선 편의점
점포 간 택배 '할인쿠폰 경쟁'
CU는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최저 800원에 택배를 보낼 수 있는 알뜰 택배 초특가 프로모션을 오는 15일부터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사진=BGF리테일
편의점 업계의 초저가 경쟁이 자체 물류망을 활용한 택배 서비스로 번졌다. GS25에 이어 CU가 가정의 달인 5월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할인쿠폰을 뿌리는 할인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배송 및 배달비를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를 포착하고 경쟁에 돌입한 모습이다.

"앱에서 쿠폰 받으세요"…CU·GS25 점포간 택배 '할인전'

CU는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최저 800원에 택배를 보낼 수 있는 알뜰 택배 초특가 프로모션을 오는 15일부터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사진=BGF리테일
BGF리테일은 편의점 CU가 오는 15일부터 이달 말까지 멤버십 앱에서 '알뜰택배 초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CU는 멤버십 앱에서 반값택배 1000원 할인 쿠폰을 매일 1장씩 발급한다. 쿠폰을 적용하면 CU 점포 간 택배 서비스 '알뜰택배'를 최대 55% 할인받을 수 있고, 500g 이하 소형 택배는 8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알뜰택배'는 CU 편의점 점포에서 물건을 보내고 찾아가야 하지만 일반 택배보다 가격이 최대 40% 저렴해 이용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택배 이용 건수 중 알뜰 택배 비중은 서비스 시행 첫 해인 2020년 1.8%에서 올해(1~4월) 21.3%까지 상승했다. 특히 중고 거래 활성화와 온라인 쇼핑 증가로 지난달 이용 건수는 서비스 첫해인 2020년보다 27.9배나 증가했다고 BGF리테일은 전했다. 박희진 BGF리테일 서비스플랫폼팀장은 “중고 거래 활성화 등으로 인한 소형 택배 수요가 증가하면서 편의점 점포 간 택배 관련 시장이 매년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CU는 또한 지도 앱 '카카오맵'에서 일반 택배 예약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달에는 네이버 스튜던트 멤버십 회원과 토스 앱 이용객에게도 반값택배 할인 쿠폰을 발급한다.
GS25는 5월 한 달 간 ‘우리동네GS’ 앱을 통해 반값 택배를 예약하면 5kg 이하 물품까지 1800원 균일가로 적용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사진=GS리테일
한발 앞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도 5월 한 달간 '반값택배'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GS리테일의 앱 '우리동네GS' 앱에서 '반값택배'를 예약하면 5kg 이하까지 1800원 균일가로 이용할 수 있다. 최대 31% 할인하는 셈이다.

GS리테일은 "1인 가구 특성상 집에 상주하지 않고 편의점에 방문해 소용량의 택배를 찾아가는 것이 일상이 된 점과 중고 거래 활성화 등이 반값택배에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배달비 아끼려는 소비자…'픽업' 늘었다

GS리테일은 지난달 편의점 GS25의 픽업 서비스 매출이 반년 전보다 245%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GS리테일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배달비를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최근 배달 음식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편의점 등에서도 배달보다는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픽업 서비스는 원하는 시간에 포장된 제품을 찾아갈 수 있어 배달비를 아낄 수 있는 서비스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이 회사 앱 '우리동네GS'에서 먼저 주문한 후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 점포에서 찾아가는 고객이 반년 전보다 급증했다.4월 GS25의 픽업 서비스 매출은 반년 전보다 245% 증가했다. 해당 기간 GS25에서 픽업 서비스를 처음 이용한 신규 고객은 16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GS더프레시에서도 같은 기간 픽업 서비스 매출이 218% 뛰었다. 신규 고객은 144% 증가했다.

GS리테일은 픽업 서비스 이용 시 할인 쿠폰을 제공한 점, 묶음 할인, 리뷰이벤트 혜택 등 프로모션도 고객 증가의 요인으로 풀이했다.

김경진 GS리테일 퀵커머스사업부문장(상무)은 “배달비를 아끼고 할인쿠폰을 적용하는 등 고물가 속에서 현명한 소비를 실천하려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픽업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소비자들은 배달과 배송비에 아낌 없이 지갑을 열었으나 고물가와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과 함께 배송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분위기다. 고물가 속 기업들의 마케팅비 축소로 한층 커진 배달료 부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 등을 배달 수요 감소 요인으로 꼽는다. 배달앱 기업들이 프로모션을 축소하면서 소비자의 배달료 부담은 건당 1000원 안팎에서 5000원 안팎까지 뛰었다. 일부 업주는 배달비 부담을 메뉴 가격에 부담하는 방식으로 전가해 소비자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지적이다.

앞서 올해 들어 온라인 배달 음식 주문은 큰 폭으로 감소한 바 있다. 2월과 3월 온라인 배달 음식 주문은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3일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조105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0% 줄었다. 앞서 2월 감소율이 11.5%를 기록해 관련 통계가 개편된 2017년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한층 감소폭이 커진 것이다. 연간으로도 2020년 78.1%에 달했던 온라인 배달 음식 서비스 거래액 증가율은 2021년 50.9%로 꺾였고, 지난해에는 1.7% 증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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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