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나라살림 54조원 적자…"석달 만에 年 전망치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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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법인세 등 24兆 감소올 들어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감소로 1분기 나라살림 적자가 54조원까지 불어났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후 건전재정 기조로 전환했지만 세금이 덜 걷히면서 석 달 만에 올해 연간 전망치(관리재정수지 -58조2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적자 규모가 커졌다.
기재부 "하반기 소득세 걷히면 개선"
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올 1분기 누적 총수입(국세 및 세외 수입 등)은 145조40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5조원 감소했다. 부동산 거래 감소와 기업 경영 악화로 소득세와 법인세 등 국세가 전년 동기 대비 24조원 줄어든 영향이 컸다. 1분기 정부 총지출은 186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조7000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 위기 대응사업과 소상공인 손실보상 종료로 총지출이 줄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1분기 41조4000억원 적자였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8조3000억원 늘어났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54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8조5000억원 늘었다. 정부가 제시한 올해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 전망치(58조2000억원)에 육박한다. 연간 최대 적자를 냈던 지난해(117조원)의 절반에 달한다.
2019년 54조4000억원이던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지출이 불어나면서 2020년 112조원까지 급증했다. 이듬해 국세수입 증가 덕에 90조5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1년 만에 26조4000억원 다시 불어났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연간 100조원대 적자’ 현상이 일상화한 것이다.당초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 복귀를 위해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지난해 결산 기준(117조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법인세가 당초 예상보다 덜 걷힐 것이 확실시돼 올 상반기 나라살림 적자 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상반기 법인세는 기업의 전년도 4분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매겨진다. 작년 4분기부터 본격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의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집계한 국가채무(중앙정부 채무)는 1053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4000억원 감소했다. 3월 국고채 상환액(24조8000억원)이 발행액(17조8000억원)을 초과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작년 말 대비 국가채무는 20조2000억원 늘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득세 등이 하반기에 더 걷히면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금세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