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대통령 아세안 정상회의 후 "미얀마 사태 진전 없어"

아세안 정상들 미얀마에 약속 이행 촉구…구체적 계획은 못 내놔
말레이 총리 "내정 불간섭 원칙 고수하면 문제 해결할 수 없어" 불만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들이 미얀마의 유혈 사태를 종식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라부안 바조에서 열린 제42차 아세안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얀마의 폭력 사태에 대해 "정상들은 인권을 해치는 일을 용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또 미얀마가 2021년 아세안의 '5개 항' 합의안을 이행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위한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조코위 대통령은 미얀마의 5개 항 이행에 대해 "솔직히 말해야 한다.

큰 진전이 없다"라며 실망감을 표했다.

2021년 2월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유혈 탄압을 하자 아세안 정상들은 2021년 4월 특별정상회의를 열어 폭력 중단과 당사자 간 대화 개시 등 5개 항에 합의했다. 이 합의에는 미얀마 군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도 함께했으나 미얀마는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달에는 미얀마 군부가 임시정부 행사장을 폭격해 약 170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지난 7일에는 인도적 지원 활동에 나선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외교관들의 차량이 총격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아세안이 미얀마 사태에 대해 제재 등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미얀마 사태로 인해 20만명이 말레이시아로 피난 왔다며 "아세안이 내정 불간섭 원칙을 고수하면 대부분의 논쟁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세안 국가는 내정 불간섭이라는 아세안의 원칙을 고수하며 제재를 반대하고 있다.

오히려 5개 항 불이행을 이유로 미얀마를 아세안 회의에서 배제하는 것을 이제는 종료해야 한다고 나서고 있다.

이처럼 아세안 내부에서도 이견이 나오자 조코위 대통령은 이 같은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회원국들이 단합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아세안의 어느 나라도 분열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세안에서 미얀마 내분으로 이익을 얻는 곳은 있을 수 없다"라며 "폭력은 끝나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관련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은 "진전이 부족하다고 해서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