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지 않는 中부동산 경기, 올해 성장률 발목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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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월 반짝 회복 후 열기 식어…기존주택 집값 하락세 뚜렷
중국 경제의 주요 동력인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작년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중국 당국이 부동산 경기 회복을 모색하고 있지만, 사정이 여의찮아 보인다. 부동산 부문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20%에 달하는 점에 비춰볼 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 전망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올해 GDP 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발표했으나, 이런 부동산 경기 추세가 이어지면 성장률이 낮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속에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지난해의 경우 중국 당국은 애초 '5.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했으나, 결국 3.0% 성장에 그쳤다.
루팅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3월의 단기간 회복 이후 주택 매수 열기가 없다면서 올해 내내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0대 도시의 신규주택 가격 지수는 2월과 3월에 전월 대비 각각 0.3%, 0.4% 올랐다. 그러나 이 같은 소폭 상승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었고, 중소도시 등의 집값은 여전히 '찬바람'을 맞고 있다.
블룸버그는 통상 중국 노동절(5월 1일) 닷새 연휴에 주택 매매가 활발한데도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고 짚었다.
차이나인덱스홀딩스(CIH)에 따르면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 40대 도시의 신규주택 매수 건수가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과 비교할 때 22% 적었다. 상하이와 선전 등이 포함된 4대 도시에선 신규 주택 1㎡당 집값이 59%가 올랐으나, 성도(省都)급 도시와 소도시에선 각각 28%와 42% 내렸다.
눈여겨볼 대목은 신규 주택이 아닌 기존 주택의 매매 건수와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중국 내 15대 도시의 집값을 추적해온 중타이증권 조사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존 주택의 매매 건수가 4월 1∼4일과 비교할 때 44% 급감했다.
지난 2월에는 기존 주택 매매 건수가 전월 대비 61% 증가했으나, 최근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CIH는 중국 내 100대 도시 중 76개 도시에서 기존 주택의 집값이 하락세를 보였다면서, 기존 주택 집값 하락 폭이 3월부터 확대되기 시작해 4월에는 그 폭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주택 재고가 많이 늘고 있는 점도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CIH는 최근 중국에서 신규 주택이 완공 이후 매각까지 대략 17.4개월이 걸린다고 전했다.
이런 침체 속에서 중국 주택 매수자들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꺼리고 있으며, 이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 당국이 부동산 투기 거품을 우려해 부동산 개발기업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 결과 2021년 말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이어 부동산 기업들이 지난해 내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부동산 시장 위기가 본격화했다.
이에 놀란 중국 당국이 20차 당대회 이후 부동산 시장 살리기에 나서고 있으나, 해법은 예전과 다르다.
부동산 개발 기업들을 상대로 한 직접적인 자금 지원은 꺼리면서, 그 대신 기존 제한 조치를 일부 해제하고 돈 풀기에 주력하고 있다.
우한시 등 일부 지방정부는 2주택 매수를 허용하는 등의 부동산 투자 유인책을 내놓았다.
또 미국·유럽 등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과는 달리 중국은 금리 인하·동결,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등의 방법으로 유동성을 공급했다.
실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3월 27일부터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지준율을 0.25%포인트 내렸다.
이로써 약 5천억 위안(약 95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효과가 난 것으로 평가됐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20일에도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8개월 연속 동결했다.
LPR 1년 만기는 연 3.65%, 5년 만기는 연 4.30%로 유지했다.
앞서 인민은행은 1년 만기 LPR은 2021년 12월과 지난해 1월, 8월에 연이어 내렸고, 5년 만기 LPR은 작년 1월과 5월, 8월에 각각 인하했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1년에 신청 후 대출까지 4∼5개월이 걸렸던 주택담보대출 심사 기간을 최근 21일로 '확' 줄였으나, 부동산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 등 시장의 냉기는 여전하다. /연합뉴스
중국 경제의 주요 동력인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작년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중국 당국이 부동산 경기 회복을 모색하고 있지만, 사정이 여의찮아 보인다. 부동산 부문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20%에 달하는 점에 비춰볼 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 전망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올해 GDP 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발표했으나, 이런 부동산 경기 추세가 이어지면 성장률이 낮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속에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지난해의 경우 중국 당국은 애초 '5.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했으나, 결국 3.0% 성장에 그쳤다.
루팅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3월의 단기간 회복 이후 주택 매수 열기가 없다면서 올해 내내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0대 도시의 신규주택 가격 지수는 2월과 3월에 전월 대비 각각 0.3%, 0.4% 올랐다. 그러나 이 같은 소폭 상승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었고, 중소도시 등의 집값은 여전히 '찬바람'을 맞고 있다.
블룸버그는 통상 중국 노동절(5월 1일) 닷새 연휴에 주택 매매가 활발한데도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고 짚었다.
차이나인덱스홀딩스(CIH)에 따르면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 40대 도시의 신규주택 매수 건수가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과 비교할 때 22% 적었다. 상하이와 선전 등이 포함된 4대 도시에선 신규 주택 1㎡당 집값이 59%가 올랐으나, 성도(省都)급 도시와 소도시에선 각각 28%와 42% 내렸다.
눈여겨볼 대목은 신규 주택이 아닌 기존 주택의 매매 건수와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중국 내 15대 도시의 집값을 추적해온 중타이증권 조사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존 주택의 매매 건수가 4월 1∼4일과 비교할 때 44% 급감했다.
지난 2월에는 기존 주택 매매 건수가 전월 대비 61% 증가했으나, 최근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CIH는 중국 내 100대 도시 중 76개 도시에서 기존 주택의 집값이 하락세를 보였다면서, 기존 주택 집값 하락 폭이 3월부터 확대되기 시작해 4월에는 그 폭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주택 재고가 많이 늘고 있는 점도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CIH는 최근 중국에서 신규 주택이 완공 이후 매각까지 대략 17.4개월이 걸린다고 전했다.
이런 침체 속에서 중국 주택 매수자들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꺼리고 있으며, 이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 당국이 부동산 투기 거품을 우려해 부동산 개발기업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 결과 2021년 말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이어 부동산 기업들이 지난해 내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부동산 시장 위기가 본격화했다.
이에 놀란 중국 당국이 20차 당대회 이후 부동산 시장 살리기에 나서고 있으나, 해법은 예전과 다르다.
부동산 개발 기업들을 상대로 한 직접적인 자금 지원은 꺼리면서, 그 대신 기존 제한 조치를 일부 해제하고 돈 풀기에 주력하고 있다.
우한시 등 일부 지방정부는 2주택 매수를 허용하는 등의 부동산 투자 유인책을 내놓았다.
또 미국·유럽 등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과는 달리 중국은 금리 인하·동결,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등의 방법으로 유동성을 공급했다.
실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3월 27일부터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지준율을 0.25%포인트 내렸다.
이로써 약 5천억 위안(약 95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효과가 난 것으로 평가됐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20일에도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8개월 연속 동결했다.
LPR 1년 만기는 연 3.65%, 5년 만기는 연 4.30%로 유지했다.
앞서 인민은행은 1년 만기 LPR은 2021년 12월과 지난해 1월, 8월에 연이어 내렸고, 5년 만기 LPR은 작년 1월과 5월, 8월에 각각 인하했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1년에 신청 후 대출까지 4∼5개월이 걸렸던 주택담보대출 심사 기간을 최근 21일로 '확' 줄였으나, 부동산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 등 시장의 냉기는 여전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