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열, 드라이버 헤드 깨지는 불운에도 60타 맹타

PGA투어 AT&T 바이런넬슨 1라운드

노승열(32)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바이런넬슨(총상금 950만달러) 첫날 60타를 치며 부활을 알렸다. 경기 도중 드라이버 헤드가 깨지는 불운에도 불구하고 절정의 샷 감각을 뽐냈다.

1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11언더파 60타로, '꿈의 타수'라 불리는 59타에 딱 1타 모자란 스코어다. 8언더파를 친 애덤 스콧(호주) 등 2위 그룹에 3타 차로 앞서며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PGA투어에서 1승이 있는 노승열은 군 복무 이후 투어로 복귀했지만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조건부 시드로 투어에 참가하고 있다. 이번 시즌 12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한번도 들지 못했다. 지난달 열린 2인 1조 팀 경기 취리히클래식 공동 19위가 최고 성적이다. 그래도 이날 완벽한 경기력으로 9년만에 통산 2승에 도전하게 됐다.

이날 노승열의 샷은 매우 날카로운 편은 아니었다. 그린을 5번이나 놓쳤고 벙커에도 세번이나 빠졌다.

경기 중 드라이버 헤드가 깨지는 불운도 있었다. 노승열은 12번홀(파4)에서 드라이버 헤드에 금이 간 것을 발견하고 곧바로 경기위원에 클럽 교체를 요청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경기를 하기 어려울 정도의 큰 결함이 아니다"라는 판정을 받아 그대로 사용해야 했다. 노승열은 13번홀(파4)에서 이 드라이버로 티샷을 했고, 이후에 금이 간 헤드가 움푹 패인 것을 발견했다. 그제서야 클럽 교체 허가가 내려졌고 노승열은 16번홀부터 새 헤드로 갈아끼운 드라이버를 사용할 수 있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스코어를 만들어낸 것은 완벽한 쇼트게임 덕분이었다. 이날 노승열은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가 1.23개에 그쳤다. 이날 하루 퍼터는 단 21번 잡았다. 경기를 마친 뒤 노승열은 "모든게 놀랍다. 꿈의 59타에 1타 모자라지만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시우는 6언더파 65타를 때려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렸고 배상문과 강성훈도 나란히 5언더파 66타로 기분좋게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