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어닝쇼크…1분기 6.2조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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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보다 9000억 많아한국전력이 올 1분기에 6조원 넘는 적자를 냈다. 여덟 분기 연속 적자다. 정부·여당이 전기요금을 충분히 올리지 않으면서 전기를 원가 이하에 판 결과다. 당정은 다음주에 2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나설 계획이지만 소폭 인상에 그칠 가능성이 커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다음주 ㎾h당 7원 인상 유력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울 듯
한전 적자가 불어나는 것은 당정이 서민경제 안정 등을 이유로 전기요금을 원가보다 낮게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당정은 작년 12월에 올 1분기 전기요금을 1㎾h당 13.1원 인상했다. 한전이 올해 적자 해소를 위해 요구한 ㎾h당 51.6원에 한참 못 미친다.
2분기 후에도 재무 상황이 크게 개선되긴 어려운 실정이다. 당정은 지난 3월 말로 예정됐던 2분기 전기요금 인상 결정을 ‘한전의 자구안이 먼저’라는 이유로 한 달 반가량 미뤘다.
한전이 이날 추가 자구안을 내놓고 정승일 한전 사장이 사의를 밝히면서 이르면 다음주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당정은 ㎾h당 7원가량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전기요금이 ㎾h당 146원인 걸 감안하면 5% 정도 오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하반기 적자 폭을 2조원가량 줄이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에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은 “㎾h당 7원 인상으로는 국제 에너지가격이 급락하지 않는 한 하반기에도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제 연료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전기요금을 ㎾h당 10원 안팎 올리면 하반기엔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상반기 쌓이는 순손실과 연내 집행될 투자비, 누적되는 외부 자금 조달을 감안하면 연내 자본 감소와 그에 따른 사채 발행 한도 소진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