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르면 올여름 닥칠 '엘니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농업에 차질이 없도록 이상기후에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기상수문국 방순녀 처장의 기고문을 싣고 "얼마 전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에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며 엘니뇨 현상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신문은 "우리나라(북한)에서 엘니뇨가 발생한 해들의 기후특징을 보면 여름철에는 폭염과 국부지역에서의 극단적인 폭우와 많은 비내림, 가을철에는 저온현상이 나타난다"며 "봄철에는 냉한과 가물(가뭄), 때로는 ６월에 많은 비가 오며 늦가을에 많은 비와 눈이 내리는 것과 같은 재해성이상기후현상도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상수문국에서는 올해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하여 기상관측과 기상예보사업을 보다 개선하기 위해 실질적인 대책들을 적극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또 다른 기사에서 "재해성 이상기후가 더욱 우심해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며 농업 분야에서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신문은 "저수지들과 관개물길, 해안방조제, 강하천들의 제방실태를 빠짐없이 점검하고 위험도가 높은 중소하천을 위주로 강바닥파기와 제방보수, 해안방조제 영구화 공사와 대보수공사를 무조건 6월까지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농업 기술을 적극 활용한 대책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신문은 "기온이 높고 습한 조건에서는 여러 가지 병해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예찰예보사업을 강화하고 구제대책을 신속히 세워야 한다"며 "농작물의 빛합성능력을 최대한 높이고 랭한현상을 비롯한 불리한 환경에 대한 견딜성을 높여줄 수 있게 농업기술적대책을 예견성있게 세우는 것도 알곡증산의 또 하나의 중요한 고리"라고 전했다.
최근 WMO는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이 올해 5∼7월엔 약 60％, 7~9월에는 80％에 달한다고 예상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높아지는 현상으로 폭염, 홍수, 가뭄 등 기상 이변을 촉발할 수 있다. 북한은 올해 경제발전 '12개 고지' 중 첫 번째로 '알곡'을 제시할 만큼 식량 문제를 선결 과제로 추진 중이지만, 봄철 가뭄 등 기후 조건이 여의찮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이달 초 농업부문 간부들이 참석한 모내기기술전습회를 열고 여름철 이상기후에 대비해 모내기를 5월 말까지 끝내는 문제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