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피해자…김보름 "말하지 않은 이유는" 심경 고백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김보름과 노선영/사진=연합뉴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김보름이 전 국가대표 선수 동료 노선영을 상대로 낸 민사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후 심경을 전했다.

김보름은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다"며 "세상에는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더 많다"면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메달을 딴 후 태극기를 앞에 펼치고 관객을 향해 큰절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김보름은 "아픔을 말하지 않는 사람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며 "아픔에 아픔을 더하는 가장 잔인한 행동은 그 아픔을 설명하게끔 만드는 것"이라며 그동안 느낀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오늘로써 길고 길었던 재판이 정말 끝이 났다"며 "돌에 걸려 넘어진다면 그 돌은 걸림돌, 하지만 그 돌을 짚고 일어난다면 그 돌은 디딤돌이 된다. 비록 지금 내 인생이 부드럽게 가지는 못해도 부끄럽게 가지는 말자"는 말과 함께 '사필귀정'(事必歸正)을 적었다. 사필귀정은 처음에는 그릇된 것으로 보였던 일도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뜻의 고사성어다.

김보름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매스스타트 부분에서 은메달을 차지하고, 지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국가대표로 활약한 간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다. 김보름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8강 이후 불거진 이른바 '왕따 주행' 논란으로 노선영 선수를 따돌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김보름과 노선영/사진=연합뉴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가 진행됐고, 고의적인 따돌림은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김보름은 2010년부터 올림픽이 열린 2018년까지 오히려 노선영으로부터 훈련 방해·폭언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2020년 11월 2억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고, 지난해 2월 1심은 "노선영이 2017년 11월부터 12월 사이 후배인 김보름에게 랩타임을 빨리 탄다고 폭언·욕설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노선영이 3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후 2심에서도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양쪽 다 억울한 것은 있겠지만 완벽하게 잘한 것도 없다는 생각도 든다"며 두 사람의 화해를 끌어내려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보름은 지난해 추성훈, 김동현, 모태범, 정대세 등 스포츠 선수 출신 방송인과 황광희, 아유미 등의 매니지먼트사인 본부이엔티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