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슬라 '기술 동맹' 더 굳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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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머스크, 지난주 실리콘밸리서 전격 회동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전격 회동했다. 두 회사의 미래 사업과 관련해 심도 있는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자동차용 반도체·디스플레이 협업이 한층 긴밀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무 협의차 별도 만남은 처음
경계현 등 주요 경영진도 참석
자율주행차 반도체 협력 이어
전장·디스플레이 기술교류 확대
1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자리 잡은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머스크 CEO와 만났다. 두 사람은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열린 국제 비즈니스 회의인 ‘선 밸리 콘퍼런스’ 등에서 인사를 나눈 적은 있지만, 업무 협의를 위해 별도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번 회동엔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과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미주총괄(DSA)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테슬라에서는 칸 부디라지 부사장, 앤드루 바글리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나왔다.
두 회사는 완전자율주행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는 것을 비롯해 최첨단 기술을 연구하기 위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과 머스크 CEO는 이번 회동에서 두 회사의 기술 동맹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머스크 CEO는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는 물론 차세대 위성통신(스타링크), 우주탐사(스페이스X), 차세대 모빌리티(하이퍼루프), 인공지능(뉴럴링크·오픈AI) 등 분야의 혁신 기업을 이끌고 있다. 두 회사는 이들 분야의 협업 방안도 긴밀히 상의한 것으로 전해졌다.삼성전자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용 시스템반도체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2019년부터 테슬라에 3세대 자율주행(FSD) 칩을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세대 FSD 칩 생산도 맡았다. 테슬라의 차세대 전장용 시스템반도체 수주를 놓고선 대만 TSMC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사업부는 최근 세계적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개발업체인 모빌아이로부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칩 생산을 수주했다. ADAS 칩은 자동차의 전방 충돌 방지, 차로 유지 기능 등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모빌아이는 그동안 이들 칩 대부분을 TSMC에 맡겼다.
삼성전자는 잇따른 수주와 테슬라와의 돈독한 관계를 바탕으로 전장 시장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장용 반도체 기술력을 앞세워 파운드리 1위인 TSMC를 맹추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삼성디스플레이가 테슬라와의 협력을 확대할지도 주목된다. 테슬라는 2016년부터 모델3에 들어가는 LCD(액정표시장치)를 LG디스플레이에서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페라리와 BMW, 아우디, 현대자동차에 자동차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공급하면서 자동차 OLED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