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전용 챗GPT' 네이버와 공동개발…첨단 반도체 설계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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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생성형 AI' 첫 시도삼성전자가 네이버와 함께 반도체(DS)부문 임직원 전용으로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 서비스가 나오면 DS부문 임직원들은 기밀 유출 걱정 없이 AI 챗봇 등을 업무에 활용하며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에도 자사 생성형 AI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올해 안에 출시 목표
기술·데이터 유출 걱정 없어
자유롭게 업무에 활용 가능
네이버는 기업용 AI 수주 길 열려
연내 DS부문 전용 생성형 AI 개발
14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DS부문 전용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연내 출시가 목표다. 국내 기업용 AI 서비스의 최초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AI 사업을 사실상 전담하고 있는 계열사 네이버클라우드를 통해 삼성전자와 협업하고 있다.챗GPT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는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데이터 유출 같은 보안상 문제 때문에 기업들이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생성형 AI에 입력된 내용은 외부 서버에 전송·저장된 뒤 AI 학습에 또다시 활용되는데, 삭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회사의 중요 정보가 타인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활용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 전용 생성형 AI 서비스가 개발되면 보안 걱정 없이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자산’ 같은 자료를 자리에서 바로 찾을 수 있고 첨단 반도체 개발 방안, 반도체 장비 배치 최적화 전략 등을 생성형 AI에 묻고 답을 얻을 수도 있다.
경계현 삼성 사장 “AI 제대로 사용해야”
생성형 AI 서비스의 성능을 좌우하는 건 ‘데이터’다. 생성형 AI가 정확하고 광범위한 데이터를 학습해야 답변을 명확하게 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자사 전용 생성형 AI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보안성이 비교적 낮은 반도체 데이터를 네이버와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1차 개발이 완료되면 삼성전자는 네이버와 공유할 수 없는 기밀 데이터를 생성형 AI에 투입해 완벽한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삼성전자가 생성형 AI 서비스 도입에 적극적인 것은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DS부문장을 맡은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도 최근 생성형 AI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2일 SNS를 통해 “AI를 제대로 사용하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격차는 매우 크게 증폭될 것 같다”며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AI에서 뒤떨어져서는 경쟁하기 어려운 세상이 코앞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 전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저장·분석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설계 및 공정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빅데이터’ 기반으로 반도체 공정을 혁신하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기업 고객 확보 속도
네이버 입장에서도 생성형 AI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는 생성형 AI 개발의 밑바탕이 되는 초거대 AI(기존 AI 대비 수백 배 넘는 수준의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의 뇌와 더욱 비슷해진 AI)인 ‘하이퍼클로바’를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네이버는 오는 7월 초거대 AI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먼저 공개한 뒤 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 전용 생성형 AI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가 오픈AI의 챗GPT를 넘어서는 2040억 개로 알려졌다. 한국어 데이터 학습량은 챗GPT의 6500배 이상이다.
네이버는 삼성전자 반도체를 시작으로 금융, 제조 등 각 산업에서 전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게 목표다. ‘삼성이 쓴다’는 게 시장 내 보증수표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지은/황정수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