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n] 올해 1.49% 오른 건보료율…내년엔 '인상이냐' vs '동결이냐'
입력
수정
24조 적립금 등 사상 최대 건보재정과 내년 총선 변수에 보험료율 인상 제동 걸리나 건강보험 당국과 의료 공급단체들이 내년도 의료서비스 가격을 정하려고 본격 협상에 나서면서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은 어떻게 정해질지 관심이 쏠린다. 의료서비스 공급가격은 국민이 얼마의 건보료를 부담해야 할지 조정할 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물가 상승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보험료율을 올해 수준에서 묶을지, 아니면 급격한 고령화로 노인 의료비가 급증하는 현실을 반영해 건전한 건강보험재정 상태를 다지고자 소폭이라도 올릴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 의료서비스 가격협상 본격 닻 올라…지난해 협상서 평균 1.98% 수가 인상
15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 당국과 의사협회·병원협회·치과의사협회·한의사협회·약사회·간호사협회 등 각 보건의료 단체는 이번 주부터 내년 수가(酬價·의료서비스 가격)를 놓고 본격적으로 협상에 들어간다. 수가는 의료 공급자단체들이 국민에게 제공한 보건의료 서비스의 대가로 건강보험 당국이 국민을 대신해서 지불하는 요양급여 비용을 말한다.
건강보험법에 따라 건보 당국과 의료 공급단체들은 이달 말까지 협상을 벌이고 31일 이전에 수가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면 건강보험 가입자 대표로 구성된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협상 결과를 심의·의결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종 고시하게 된다. 하지만 결렬되면 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서비스 공급자, 정부 대표 등이 참여하는 건강보험정책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6월 말까지 수가를 정하게 된다.
지난해 수가 협상에서 건보공단은 병의원, 약국, 한의원 등 의료공급자에 지불하는 의료서비스 가격(요양급여 수가)을 올해 평균 1.98% 올려줬다.
공급자 유형별로는 동네 의원 2.1%, 병원 1.6%, 치과 2.5%, 한의원 3.0%, 약국 3.6%, 조산원 4.0%, 보건기관(보건소) 2.8% 등이었다. 건보공단은 기본적으로 가입자인 국민한테서 거둔 건보료로 수가를 지급한다.
따라서 올해 수가 협상에서 내년 수가가 인상되면 건보료율도 어떤 식으로든 올릴 가능성이 크다.
수가 협상 결과에 이목이 쏠리는 까닭이다.
올해 건보료율이 소폭이지만 1.49% 오른 것도 이런 수가 인상의 영향으로 추가로 의료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내년 건보료율은 이달 안에 수가가 결정된 이후 보통 6∼8월 사이에 열릴 건정심에서 늦어도 8월 안에 가입자와 공급자, 공익 대표자 위원 간 이견 조율 후 투표로 정한다.
◇ 건보료율 거의 매년 올랐지만…올해 24조원 누적 적립금 등 넉넉한 곳간이 변수
이처럼 건강보험료율은 일반적으로 수가 협상 결과에 연동돼 움직인다.
그리고 수가는 물가 인상을 반영해 해마다 오르기에 건보료율도 거의 매년 올랐다.
실제로 건보료율은 2007년(6.5%), 2008년(6.4%)에서 2009년 동결됐다가 2010년(4.9%), 2011년(5.9%) 등으로 올랐다.
그러다가 2012년(2.8%), 2013년(1.6%), 2014년(1.7%), 2015년(1.35%), 2016년(0.9%) 등으로 1% 안팎의 인상률에 그쳤다가 2017년 건강보험 적립금이 20조원을 넘어서면서 다시 동결됐다.
이어 2018년 2.04%, 2019년 3.49%, 2020년 3.20%, 2021년 2.89%, 2022년 1.89% 등으로 오르내렸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거의 예외 없이 건보료율이 오를 확률이 높다.
여기에다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에 따라 세계 유례없는 속도로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 등으로 건보재정 지출이 증가해 재정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도 내년 건보료의 동결 가능성을 그다지 높지 않게 보이게 만든다.
하지만 중요한 변수가 있다.
현재 건강보험 곳간이 비교적 풍족하다는 것이다.
건보재정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덕분이다.
건보 창고에 쌓여있는 누적 적립금은 작년 12월 기준 23조8천701억원, 약 24조원으로 사상 최대에 달했다.
건보재정은 2011∼2017년 7년 연속 흑자였다가 건강보험 보장강화 정책 등에 따른 의료비 지출 증가로 2018년 1천778억원, 2019년 2조8천243억원, 2020년 3천531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하지만 2021년 코로나19로 의료 이용이 줄면서 다시 2조8천229억원의 흑자로 돌아섰고, 2022년에도 3조6천291억원의 당기수지 흑자를 보였다.
이런 이유로 내년 건보료율은 올해 수준에서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2017년의 경우 20조원가량의 건보 적립금이 있어서 건보료율이 동결된 바 있다.
게다가 내년은 총선을 치르는 등 정치적 이벤트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심에 좋지 않은 건보료를 올린다는 게 여권으로서는 여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는 점도 건보료 인상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연합뉴스
물가 상승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보험료율을 올해 수준에서 묶을지, 아니면 급격한 고령화로 노인 의료비가 급증하는 현실을 반영해 건전한 건강보험재정 상태를 다지고자 소폭이라도 올릴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 의료서비스 가격협상 본격 닻 올라…지난해 협상서 평균 1.98% 수가 인상
15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 당국과 의사협회·병원협회·치과의사협회·한의사협회·약사회·간호사협회 등 각 보건의료 단체는 이번 주부터 내년 수가(酬價·의료서비스 가격)를 놓고 본격적으로 협상에 들어간다. 수가는 의료 공급자단체들이 국민에게 제공한 보건의료 서비스의 대가로 건강보험 당국이 국민을 대신해서 지불하는 요양급여 비용을 말한다.
건강보험법에 따라 건보 당국과 의료 공급단체들은 이달 말까지 협상을 벌이고 31일 이전에 수가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면 건강보험 가입자 대표로 구성된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협상 결과를 심의·의결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종 고시하게 된다. 하지만 결렬되면 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서비스 공급자, 정부 대표 등이 참여하는 건강보험정책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6월 말까지 수가를 정하게 된다.
지난해 수가 협상에서 건보공단은 병의원, 약국, 한의원 등 의료공급자에 지불하는 의료서비스 가격(요양급여 수가)을 올해 평균 1.98% 올려줬다.
공급자 유형별로는 동네 의원 2.1%, 병원 1.6%, 치과 2.5%, 한의원 3.0%, 약국 3.6%, 조산원 4.0%, 보건기관(보건소) 2.8% 등이었다. 건보공단은 기본적으로 가입자인 국민한테서 거둔 건보료로 수가를 지급한다.
따라서 올해 수가 협상에서 내년 수가가 인상되면 건보료율도 어떤 식으로든 올릴 가능성이 크다.
수가 협상 결과에 이목이 쏠리는 까닭이다.
올해 건보료율이 소폭이지만 1.49% 오른 것도 이런 수가 인상의 영향으로 추가로 의료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내년 건보료율은 이달 안에 수가가 결정된 이후 보통 6∼8월 사이에 열릴 건정심에서 늦어도 8월 안에 가입자와 공급자, 공익 대표자 위원 간 이견 조율 후 투표로 정한다.
◇ 건보료율 거의 매년 올랐지만…올해 24조원 누적 적립금 등 넉넉한 곳간이 변수
이처럼 건강보험료율은 일반적으로 수가 협상 결과에 연동돼 움직인다.
그리고 수가는 물가 인상을 반영해 해마다 오르기에 건보료율도 거의 매년 올랐다.
실제로 건보료율은 2007년(6.5%), 2008년(6.4%)에서 2009년 동결됐다가 2010년(4.9%), 2011년(5.9%) 등으로 올랐다.
그러다가 2012년(2.8%), 2013년(1.6%), 2014년(1.7%), 2015년(1.35%), 2016년(0.9%) 등으로 1% 안팎의 인상률에 그쳤다가 2017년 건강보험 적립금이 20조원을 넘어서면서 다시 동결됐다.
이어 2018년 2.04%, 2019년 3.49%, 2020년 3.20%, 2021년 2.89%, 2022년 1.89% 등으로 오르내렸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거의 예외 없이 건보료율이 오를 확률이 높다.
여기에다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에 따라 세계 유례없는 속도로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 등으로 건보재정 지출이 증가해 재정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도 내년 건보료의 동결 가능성을 그다지 높지 않게 보이게 만든다.
하지만 중요한 변수가 있다.
현재 건강보험 곳간이 비교적 풍족하다는 것이다.
건보재정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덕분이다.
건보 창고에 쌓여있는 누적 적립금은 작년 12월 기준 23조8천701억원, 약 24조원으로 사상 최대에 달했다.
건보재정은 2011∼2017년 7년 연속 흑자였다가 건강보험 보장강화 정책 등에 따른 의료비 지출 증가로 2018년 1천778억원, 2019년 2조8천243억원, 2020년 3천531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하지만 2021년 코로나19로 의료 이용이 줄면서 다시 2조8천229억원의 흑자로 돌아섰고, 2022년에도 3조6천291억원의 당기수지 흑자를 보였다.
이런 이유로 내년 건보료율은 올해 수준에서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2017년의 경우 20조원가량의 건보 적립금이 있어서 건보료율이 동결된 바 있다.
게다가 내년은 총선을 치르는 등 정치적 이벤트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심에 좋지 않은 건보료를 올린다는 게 여권으로서는 여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는 점도 건보료 인상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