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49% vs 클르츠다로을루 45%…튀르키예 대선 결선투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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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집권 갈림길 선 튀르키예 '세기의 선거'
개표 초기 56% 에르도안 지지율 점차 하락
5.3% 득표 시난 오간, 28일 결선투표 '키' 쥘듯
"여당 개표 지연" "민주주의 존중 없어" 신경전도
선거에 우크라 전쟁 향방 바뀔 수도…세계 주목

이날 튀르키예 국영통신사 아나돌루에 따르면 개표율 91% 기준 에르도안 대통령이 49.86%를 득표했다. 6개 야당 연합을 대표하는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는 44.38%를 얻었다. 개표 초반 56%로 크게 앞섰던 에르도안 대통령의 득표율은 개표가 진행되면서 점차 하락했다. 반면 초반 37%로 시작했던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45%까지 따라붙었다. 튀르키예 방송사인 A뉴스는 개표율 70%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이 51.1%를 득표해 43.1%의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에 앞섰다고 보도했다. 앙카 통신은 개표율 76% 기준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득표율이 각각 48%, 46%로 두 후보의 격차가 2%포인트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최종 개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오는 28일 결선 투표가 이뤄진다. 5.3%를 득표한 시난 오간 승리당 대표가 키를 쥘 것으로 보인다. 승리당은 극우민족주의 성향으로 분류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2033년까지 집권 연장이 가능하다. 2017년 개정 헌법에 따라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선거를 시행해 당선되면 다시 5년을 재임할 수 있기 떄문이다. 튀르키예가 향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맡을 역할도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대상으로 한 대러시아 제재에 불참했다. 서방세계로서는 단일 대오를 이루는 데 걸림돌이 된 것이다. 또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르드족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스웨덴 등의 나토 가입에 어깃장을 놓기도 했다.
한편 이날 대선과 함께 실시된 총선에선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연합이 과반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표가 83% 이뤄진 상황에서 AKP가 주도하는 인민연합이 50.5%를 득표했다. 이 경우 튀르키예 의회 전체 의석 600석 중 326석을 가져가게 된다. CHP가 주도하는 국민연합은 34.6%를 얻어 예상 의석수는 214석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