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서는 인간 번역이 AI 번역에 맞서 생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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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번역원, 26일 심포지엄 개최 및 온라인 생중계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번역계가 술렁이고 있다. 엔지니어와 언어 전문가로 구성된 개발팀은 미세한 뉘앙스와 맥락을 이해하는 AI 번역기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표현이 딱딱하고 문맥이 어색한 ‘기계번역체’도 옛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AI 문학 번역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는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일본인 마쓰스에 유키코씨가 AI 번역기를 일부 활용해 ‘2022 한국문학번역상’ 웹툰 부문 신인상을 받자 AI 번역의 가능성과 수용 범위에 대해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이에 한국문학번역원은 오는 26일 ‘AI 번역 현황과 문학번역의 미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곽효환 번역원장은 서울 청진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번역 기술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며 “현재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AI 번역과 인간 번역이 공진화 하기 위한 공적 담론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AI 번역은 기존 기계번역에 비해 ‘인간과 가까운’ 언어 처리 성능을 구사한다. 이전 방식보다 많은 매개변수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로 따지면 정보를 전달하는 뉴런과 신경망을 연결하는 시냅스가 많은 셈이다.
다만 AI 번역은 아직 ‘창조적 번역’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심포지엄 기획위원장을 맡은 정과리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번역은 원작자의 의도나 당대 사회적 맥락을 고려해 적절한 표현을 선택하는 행위”며 “모의실험을 거쳐본 결과 AI는 직접 사유하는 수준엔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엔 정 교수 등 기획위원회를 비롯해 신중휘 네이버클라우드 파파고 이사, 이정수 플리토 대표와 인문학·통번역·법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곽 원장은 “논의의 객관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기획위원회 및 발제자·토론자에 문학 번역 관계자를 최소화하고, AI와 기계번역 전문가 위주로 토론 패널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토론을 통해 문학 번역과 번역 교육 분야 정책 수립 과정에 시사점을 도출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AI 번역의 역사와 현황 △AI 번역 활용 및 수용 가능성 △AI 번역 관련 법제 및 윤리 문제 △AI와 번역 교육 등 분야에 대해 논의한다. 심포지엄 현장 참여는 사전 초청자만 가능하나, 25일 15시까지 번역원 누리집에서 온라인 참여를 신청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안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