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폭설 속 한국인 9명 구해낸 美부부…한국 여행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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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초청으로 열흘간 여행지난해 미국 뉴욕주 북서부 폭설에 고립된 한국인 관광객들을 구해준 미국인 부부가 한국관광공사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화제다.
"한국 친구들과 잊지 못할 연말 보내"
한식 등 K-컬처 체험 예정돼 있어
1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3일 뉴욕주 버펄로에서 폭설에 갇힌 한국인 관광객 9명을 구해준 알렉산더 캠파냐 씨 부부가 한국관광공사의 초청으로 지난 13일부터 열흘간 한국 여행을 시작했다.캠파냐 씨 부부는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덕궁 인근의 한식집에서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만났다. 김 사장은 이들 부부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고, 부부는 미국에서 인연을 맺은 한국인 관광객들과 재회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앞서 이들 부부는 지난해 12월 23일 뉴욕주 버펄로에서 폭설로 고립된 한국인 관광객 9명과 버스 운전자 등 10명을 자기 집으로 초대해 구해냈다.
당초 이들은 집에서 조용히 성탄절 연휴를 보낼 생각이었으나, 영하 12도에 눈에 갇힌 차 안에서 덜덜 떨고 있는 한국인들을 외면할 수 없어 이들을 초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부부는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침실 3개를 내어줬다.함께 모인 이들은 2박 3일간 제육볶음을 비롯한 한식을 만들어 먹으며 성탄절을 보냈다. 평소 한식 애호가였던 이들 부부의 집에는 간장, 고추장, 참기름, 고춧가루 등 필요한 조미료를 모두 갖고 있었고, 김치와 밥솥도 갖춰져 있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이들 부부는 "예상치 못하게 한국에서 온 새로운 친구들과 잊을 수 없는 연말 추억을 만들었다"며 "한국을 방문해 한국 문화와 음식을 경험하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후 낯선 외국인에게 사흘간 음식과 숙소를 기꺼이 제공한 부부의 사연은 뉴욕타임스, CNN 등 여러 외신과 국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지난 2월 한국관광공사 뉴욕지사가 부부를 직접 찾아 방한 초청장을 전달했으며,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이들 부부에게 '버펄로 폭설 영웅' 메달을 수여했다.
위기의 순간에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손을 내밀어준 이들 부부의 배려, 그리고 이를 잊지 않고 한국 여행으로 고마움에 보답한다는 미담은 한국 관광 홍보영상 '한국은 잊지 않는다(Korea never forgets)'로 제작될 계획이라는 게 한국관광공사의 설명이다.한편 캠파냐 씨 부부는 한국에서 한식 등 K-컬처를 체험하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한국인 관광객 구조를 최초 보도한 뉴욕타임스(NYY) 기자가 동행 취재한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