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문화가 어때서?"…'예스재팬' 등장에 핫플 떠오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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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팬'에서 '예스재팬'으로
'일본식 문화' 꺼리지 않는 MZ들
日 "예스재팬 한·일 관계 좌우할 것"
경기 동두천의 한 '일본풍 테마파크'에서 기모노를 입고 거리를 돌던 김모 씨(29)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본 느낌이 물씬 나는 테마파크가 인기라서 한 번 와봤는데, 일본 여행하러 온 듯한 느낌이 들어서 만족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김 씨는 "일본에 대해 나쁜 것은 나쁘게, 좋은 것은 좋게 생각하는 식으로 각각 다르게 받아들이는 편"이라며 "한창 '노재팬(No Japan)'이 왕성할 때 일본 제품 구매나 여행을 하는게 눈치가 보여 꺼려졌지만, 워낙 일본 콘텐츠나 문화를 좋아했던 탓에 이제는 즐기고 싶은 건 눈치를 안 보고 소비한다"고 설명했다.
'노재팬 열풍'은 옛말…'일본풍 테마파크'에 북적이는 사람들
2021년 9월 개관에 촬영지로 주로 쓰였던 니지모리 스튜디오의 경우에도 지난 주말 10대, 20대로 보이는 젊은 인파로 곳곳이 붐볐다. 일본의 소녀 축제를 뜻하는 '소죠마츠리' 기간을 맞아 어린 여자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도 많았다. 2만원이라는 가격에 일본 마을을 체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로 입소문이 나면서 관람객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니지모리 스튜디오 관계자는 "이곳 전체는 에도시대 마을 형태를 구현해놨는데, SNS 업로드용으로 일본 분위기가 나는 사진을 찍기 좋은 탓에 특히 20~30대분들이 많이 찾으신다"며 "방문객들이 특히 만족하는 시설은 일본식 숙소인 료칸인데, 가격 때문에 처음엔 다들 갸우뚱하시면서도 특유의 일본 감성을 즐길 수 있어 힐링하고 간다는 반응을 해주신다"고 귀띔했다.
일본에 긍정적 감정 늘어…日 언론 "한국 청년 세대 여론 바꿀 것"
극장가도 '예스재팬' 열기로부터 예외가 아니다. 올해 새해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누적 관객 수 460만명을 넘어서며 흥행을 주도하더니, 이어 '스즈메의 문단속'은 올해 국내 개봉작 최초로 누적 관객 530만명을 돌파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국내에서 500만 관객을 동원한 건 '스즈메의 문단속'이 처음이다.
일본 현지 언론에서도 일본 문화와 제품을 즐기는 MZ세대를 '반일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는 예스 재팬 세대'라 지칭하며 "한국이 모든 면에서 일본을 거부하는 '노재팬'에서 이제는 정반대의 '예스재팬'으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나온다.지난 3월 15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윤 대통령이 일본 대중문화 등에 관심이 많은 한국 청년 세대가 여론을 바꿀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예스재팬 세대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지가 한일관계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사히신문도 한 대학원생의 말을 인용해 "한국 청년 세대는 역사 문제와 일본 국민, 일본 문화를 동일시하지 않는다"며 "(문재인 정부 때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일본 전체를 증오하거나 배척하는 데 지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