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는 순간 시원…웰크론 '아이스 침구' 美수출

신정재 사장, 냉감 소재 적용 주도

열 전도성 높은 소재 활용해
체감온도 7.8도 떨어뜨려
"2년 만에 판매량 6배 증가"

인도네시아·중동 수출도 추진
방탄복 등 방산분야도 강화
“지난달 미국에 ‘아이스 침구’를 처음 수출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중동 지역으로도 판로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정재 웰크론 사장(사진)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첫 수출의 물꼬를 튼 만큼 올해부터 아이스 침구 생산량을 늘려 수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섬유 소재 전문기업인 코스닥시장 상장사 웰크론은 2015년 기능성 아이스(냉감) 침구를 개발한 원조 기업이다. 열 전도성이 높아 피부에 닿는 순간 체열을 빠르게 흡수하고 분산·방출하는 특성을 지닌 산업용 고강도 섬유를 침구에 응용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냉감 원사 개발을 의뢰해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침구용 제품 상용화에 성공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KBV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냉감 소재 시장은 2020년 16억달러(약 2조1500억원)에서 연평균 17.3% 성장해 2026년에는 36억달러(약 4조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아이스 침구 시장도 해마다 급성장하는 추세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잦아진 것도 아이스 침구 선호도가 높아진 배경이다.웰크론 기술연구소 측정 결과 아이스 침구 원단이 피부에 닿은 직후 피부 표면 체감온도는 7.8도 떨어졌다. 신 사장은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원가를 절감하는 동시에 내구성이 높아지면서 냉감 침구 판매량이 2020년 대비 6배나 증가했다”며 “냉방 가전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웰크론은 국내 아이스 침구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이 분야 매출은 80억원. 올해는 100억원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 웰크론은 내년에 아이스 침구에 공기가 통하는 ‘에어 터널’ 기술을 적용해 체감 냉감 성능을 30%가량 높인 신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웰크론한텍, 세사리빙 등을 거느린 웰크론그룹의 모태이기도 한 웰크론은 세계 최고 수준의 극세사 제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이하인 초극세사로 제작하는 알레르기 방지용 침구 소재가 대표적이다.2010년 웰크론에 입사한 신 사장은 2017년 사장 취임 후 리빙 부문에 주력하며 웰크론의 매출을 1000억원대로 끌어올린 주역으로 꼽힌다. 웰크론이 10여 년 전 침구 브랜드 ‘세사(SESA)’ 대중화를 위해 대리점 사업에 뛰어들었을 무렵 1호점(잠실 직영점)을 맡아 판로 개척에 앞장선 이도 신 사장이었다. 그는 “각 집에 전단을 직접 전달하면서 소비자의 기호를 파악했다”고 했다. 국내 침구업계 최초로 옥(玉) 원사로 제작한 원적외선 기능성 침구 제품도 신 사장의 아이디어다.

신 사장은 방탄복, 방검복, 방탄판 등을 생산하는 방산 사업 부문도 확대하고 있다. 웰크론은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고부가가치 첨단소재 전문기업 도약’을 선언하기도 했다. 신 사장은 “기업이 혁신 없이 같은 제품을 계속 팔면 발전이 없다”며 “끊임없는 신소재 개발이 웰크론의 롱런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오유림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