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구 감소 문제 해결하려면 여성·청장년 경제활동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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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서울대 교수청장년층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면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생산연령인구(15~64세) 감소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고학력자 증가 등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까지 감안하면 2070년에도 노동 투입량을 2020년의 70%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고학력자 증가까지 감안하면
2070년 노동 투입 70% 유지 가능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사진)는 15일 한국경제학회·한국경영학회·한국사회학회·한국정치학회·한국행정학회 등 5대 학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학술대회에 발표자로 나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한국의 2070년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대비 46.5%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저출산·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생산연령인구가 반토막 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이 같은 단편적인 분석으로는 노동 부족 문제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봤다. 인구가 줄지만 노동인력의 질이 변화하는 점을 고려하지 못해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 교수가 고학력자 증가와 영양상태 개선 등을 감안해 생산성을 조정한 2070년 노동 투입량은 2020년 대비 58.0%로, 같은 기간 줄어든 생산연령인구 비율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여성과 장년(50~64세), 청년(20~34세) 경제활동 참가율이 2020년 일본 수준으로 높아지고, 여성과 장년인구의 생산성이 개선되는 등 모든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시나리오에서는 노동 투입량이 2070년 71.2%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됐다. 기존 대비 13.2%포인트 높아지는 것이다.
다만 직업 간 불균형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노동시장이 지금보다 유연해지고 이동성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일부 산업에서 심각한 노동 부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소매업(자동차 제외), 음식점 및 주점업, 농림업, 육상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 전문직별 공사업 등이 2040년까지 취업인력 감소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 5개 업종의 감소 규모는 약 114만 개로 추산됐다.
이날 ‘인구 고령화와 장기 경제성장률’을 주제로 발표한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고령화로 인해 2050년 경제성장률은 0.5%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성 개선이 부진할 경우 같은 해 성장률은 0%를 기록해 “성장이 멈출 것”이라는 게 정 실장의 전망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