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계,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추모 집회…릴레이 시위 예고

"불공정 계약 반복되지 않아야…만화계의 미래를 위한 싸움"
1990년대 인기 만화 '검정고무신'의 고(故) 이우영 작가를 추모하고 캐릭터 저작권 및 불공정 계약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가 15일 열렸다.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경기 파주시 소재 형설출판사 앞에서 '검정고무신' 장례 집회를 열었다.

대책위는 집회에서 형설출판사·형설앤의 대표가 '검정고무신' 캐릭터의 공동저작자로 등록한 뒤 2019년 이 작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수년째 법정 공방을 벌여왔고, 이 작가 별세 후 불공정 계약 문제가 논란이 됐음에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장은 "생전에 이 작가를 지독하게 괴롭혔던 싸움은 조금도 해결되지 않았다"며 "수년간 외로운 싸움을 해온 이 작가를 애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정고무신'의 캐릭터 저작권을 수탈해 간 형설출판사는 여론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다"며 "이 싸움은 우리의 현재를 지키는 싸움이며, 동시에 우리 만화계의 미래를 위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이날 집회에서 동료 작가와 팬들이 그린 팬아트 70여점을 전시하고 이를 불태우며 묵념하는 위령제도 진행했다.

곽백수, 이종범 작가를 비롯한 40여명이 집회에 참여했다. 이 작가의 부인 이모씨는 "더 이상 '검정고무신'과 같은 불공정한 계약이 반복되지 않길 희망한다"며 "창작자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의 끝자락에 서 있는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

남편의 유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집회에 앞서 이 작가의 유족은 '검정고무신' 애니메이션 감독을 상대로 사자 명예훼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만화계는 릴레이 시위를 통해 '검정고무신' 사건을 계속 공론화할 예정이다.

한국만화가협회와 대책위는 16일부터 서울 형설그룹 사옥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한다고 예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