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볼·사과' 뭐가 다르길래…챗GPT가 만들고 AI가 골랐다 [오정민의 유통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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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AI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 '봇물'유통업계가 인공지능(AI) 연계 상품을 적극 선보이며 마케팅에 나섰다. 치열한 경쟁 속 차별화 포인트로 AI를 내세우고 있다. 일종의 '후광 효과'로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이볼도 사과도…AI에게 물어봐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주류 경쟁이 한창인 편의점 업계에선 생성형 AI인 챗GPT가 만든 캔 하이볼이 등장했다. 챗GPT 기반 AI 챗봇 '아숙업'과 대화해 기획한 제품이다.편의점 GS25는 주류 제조사 부루구루와 손잡고 챗GPT를 활용해 만든 '아숙업레몬스파클하이볼'을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신제품은 맛, 알코올 도수, 레시피, 디자인, 상품명, 가격 등 상품 기획 전 과정에 챗봇 서비스 '아숙업'이 활용된 제품이다. AI 스타트업(새싹기업) 업스테이지가 선보인 챗봇 아숙업은 지난 3월 카카오톡 채널과 이달 메신저 라인에 론칭했다.
개발진은 개발 초기 "맛있는 하이볼 레시피를 알려줘", "캔의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의 수많은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아 제품을 기획했다.신제품은 레몬향의 상큼함과 위스키의 오크향이 어우러지는 제품이라고 GS25는 소개했다. 묵직한 바디감과 청량한 끝맛에 초점을 맞췄으며 알코올 도수는 5.5도다.
GS25는 진화하는 디지털 기술에 친숙한 2030 세대가 주로 소비하는 하이볼에 AI가 만든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 주효할 것이라고 판단해 신제품을 출시했다고 소개했다. 다른 차별화 상품에도 AI 기술을 응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구종 GS25 주류기획팀 상품기획자(MD)는 “전세계 최초로 AI가 기획한 주류 상품"이라며 "(편의점이 단순 소매점의 기능을 넘어)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소매 놀이터 같은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의미 부여했다.대형마트 업계에서는 과일의 차별화 요인으로 AI 선별 기술을 내세웠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AI 선별 기술로 고른 'AI 선별 영주 소백산 GAP 사과'를 출시했다. 5월은 저장된 부사 사과 품질이 점점 떨어지는 시기인 만큼 AI 선별 시스템을 활용해 선별한 사과 상품을 기획했다고 롯데마트는 소개했다. 앞서 지난해 6월 AI 선별 시스템을 적용한 머스크 멜론, 하미과, 천도복숭아 등을 선보인 데 이어 사과에도 적용한 것이다.롯데마트 측은 "AI 선별 시스템은 기존에 사용하던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 딥러닝 기반의 첨단 AI를 활용한 농산물 품질 판단 시스템을 더해 한 단계 더 진화한 기술"이라며 "선별의 객관성과 정확도를 한층 높일 수 있도록 개발됐고, 중량과 당도 외에도 품목별 특성을 반영해 수분 함량과 후숙도까지 측정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출시한 멜론의 경우 비파괴 당도 선별기로는 측정이 어려운 갈변과 과숙 등 내부 결함을 선별해 고객불만 건수를 2021년도 당시의 절반 수준으로 개선했다고 전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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