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던 외국인, 5월엔 '네이버' 몰려…카카오는 외면

사진=한경DB
지난달 네이버를 순매도하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매수세로 돌아서고 있다. 네이버가 비용절감에 나서며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영향이다. 반면 어닝쇼크를 낸 카카오는 외면받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10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네이버로 나타났다. 이 기간 2248억원을 순매수해 삼성전자(2227억원), 현대차(1743억원)보다 순매수액이 많았다.

외국인은 지난 3월 네이버를 486억 순매도하며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달에도 96억 가량 순매도했지만 이달 들어 매수 우위로 바뀌었다. 네이버가 1분기 호실적을 보이면서 외국인 투자심리가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3071억원을 7.6% 웃돈 3305억원을 기록했다. 장비 사용기간을 연장하는 등 비용을 절감하면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곧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진 것도 성장주로 꼽히는 네이버에 호재로 작용했다. 반면 부진한 실적을 낸 카카오는 외국인 매수세가 끊겼다. 이달 들어 순매수 규모는 1억원에 불과하다. 실적 발표 전인 지난 한 달간 24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1분기 실적이 나오면서 매수세가 급감했다. 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1227억원)를 크게 밑도는 711억원이었다. 카카오가 대규모 AI 투자를 결정하면서 단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졌다는 전망도 외국인 매수세가 끊긴 원인으로 꼽힌다.

카카오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공매도 역시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의 공매도 잔액은 지난 2일 기준 3248억이었으나 11일 3409억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의 공매도 잔액은 1296억에서 1132억원으로 줄었다. 카카오뱅크의 공매도 잔액도 3326억원에서 3127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