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기술 노조 "탈원전 주장하는 민노총 탈퇴…지향점 정반대"

노사 공동 비전 선포

김성암 사장 "원전 안전성 강화
국민신뢰 높이는 공기업 될 것"
원전 설계업체 한국전력기술의 노조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를 탈퇴했다. 공공운수노조 전신인 전문기술노동조합연맹에 가입한 지 34년 만이다.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는 민주노총과 결별한 것이다. 한전기술 노사는 16일 경북 김천 본사에서 ‘공동 비전 선포식’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하진수 한전기술 노조위원장은 비전 선포식에서 민주노총 탈퇴 결정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기술 자부심과 삶의 터전인 회사를 지키겠다는 조합원들의 의지”라며 “어떤 정책과 외부 요인에도 우리의 노동과 일터가 흔들리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도 “탈퇴 이유는 탈원전이 전부”라며 “지난 5년간 진짜 원자력이 위험한지 공부해보자고 설득하고 토론회도 열었지만 워낙 지향점이 정반대이고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탈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회사 측과 함께 비전 선포식을 연 배경에 대해선 “한전기술 같은 설계 회사는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며 “그런 회사가 에너지 정책 변화 하나에 휘청이는 것을 보면서 흔들리지 않는 비전을 노사가 공동으로 이뤄가자고 합의한 것”이라고 했다.

한전기술 노조는 조합원 1451명 중 1242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89.7%(1114명) 찬성으로 민주노총 탈퇴를 결정했다.

김성암 한전기술 사장도 “급변하는 에너지 정책으로 회사가 많은 흔들림을 겪었고, 우리의 존재 이유에 충분히 전념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원전의 안전성과 국민 신뢰 강화에 기여하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한전기술은 원자로 계통설계와 원전 종합설계를 모두 수행하는 세계 유일한 회사다. 한전기술은 ‘환경을 생각하는 기술, 사람을 향한 에너지’를 미래 비전으로 선포하고 원전 건설과 미래형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선박에 원자로를 싣고 도서지역 등 필요한 곳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해상부유식 SMR’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