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민심 어쩌나 묻자…이준석 "붕 뜬 얘기 말아야"

사진=뉴스1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보수정당 불모지인 호남 지역의 민심 회복 방안과 관련해 "붕 뜬 이야기 말고 구체적인 것들을 찾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6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호남 지지율 제고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인공지능(AI) 인재를 몇만 명 양성하겠다, 이런 것은 누가 봐도 붕 뜬 이야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나 당선인 시절 광주가 AI의 대표 도시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지금까지 보수 정당에서 5·18 참배를 간 정치인은 많았다"며 "하지만 작년, 재작년에 호남 공략이 뭐가 달랐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자신이 당 대표였던 지난해 대선 시기 공약한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문제를 거론하며 "작년엔 호남의 젊은 세대가 광주 쇼핑몰 등 새로운 주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들어올 수 있었다"며 "지금은 정리가 된 옛날얘기로 또 실수해서 되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 나온 김재원 최고위원과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잇따른 설화를 지적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올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전망을 묻자 "무조건 가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한 뒤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의) 행보로 과거의 노선을 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총선 전망에 대해 그는 "(당 지지율이) 30%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에 일희일비하고 박수치고 이런 것 자체가 참 웃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45% 정도는 나와야지 개인기로 당선되는 후보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다"며 "그 지점에 도달하기 전까지 선거 판도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무리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여당은 정부에 종속된 존재처럼 돼버렸기 때문에 독자적인 전략 전술을 수행할 수가 없는 상태"라며 "그 공간이 열리느냐 마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자치회 초청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와 정치개혁. 거부할 수 없는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