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최근 유가 하락, 中경제회복 등 따른 공급부족 반영 안돼"

월간 보고서 "공급부족, 연말까지 하루 200만배럴로 커질 것"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유가 하락이 중국 경제 회복 등에 따른 향후 공급 부족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EA는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발간된 월간 석유 시장 보고서에서 "부진한 산업활동과 금리상승 우려가 지속되면서 경기침체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석유 수요의 하향 전환이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CNBC 방송이 16일 보도했다.

IEA는 그러나 "현재 시장 내 비관론은 수요가 공급을 거의 하루 200만 배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 시장 전망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면서 세계 석유 수요가 이전 전망 때보다 하루 20만 배럴 더 늘어나 올해 하루 수요가 1억2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수정했다.

IEA는 지난해 초 이후 처음으로 이번 분기부터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이러한 공급부족은 연말까지 하루 200만 배럴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3월 석유 소비는 하루 1천60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올해 세계 수요 증가분의 6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IEA는 추정했다.

IEA는 "연초 중국과 인도, 중동지역의 기록적인 수요는 부진한 산업활동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석유 소비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내내 이어진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중국의 석유 구매가 감소했으나 올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석유 가격 급등이 촉발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플러스(+) 내부에서는 과거 중국의 수요 회복 속도에 과장되는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하는 등 중국 수요 전망을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IEA와 미 백악관은 OPEC+가 지난달 초 자발적으로 하루 160만 배럴 감산 결정을 한 것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IEA와 OPEC+는 유가와 수요공급, 탄화수소 투자에 대한 장기 전망까지 글로벌 에너지 상황에 대한 입장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IEA는 '탄소 제로'를 위해 석유와 가스, 석탄 사용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OPEC+는 친환경 에너지가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에너지 부족을 피하기 위해 탄화수소(석유)와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이중 투자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이런 가운데 OPEC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이 다음 달 초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 모여 원유생산정책을 검토할 예정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OPEC 내 2위 산유국인 이라크는 추가 감산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