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4월과 광주의 5월을 함께 기억하는 쉼터

5·18 앞두고 서귀포시청에 걸상 설치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서귀포시청에 광주와 제주의 아픈 그날을 함께 기억하기 위한 조형물이 설치됐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서귀포시지부와 서귀포시오월걸상위원회는 17일 오전 서귀포시청 동측 시민쉼터 공간을 '평화의 햇살이 머무는 뜨락'으로 조성하고 '제주4·3과 오월 걸상 제막식'을 열었다.

이 쉼터는 제주4·3 당시 희생된 영령들을 상징하는 동백꽃과 민주·인권·평화의 상징인 오월 어머니를 형상화해 "제주의 사월과 광주의 오월, 기억하고 함께하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쉼터엔 현무암 재질의 원형 의자 6개가 타원 형태로 배치돼 누구나 앉아 숭고한 희생정신과 민주주의를 향한 시대 정신을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제막식에는 이종우 서귀포시장과 홍세화 장발장은행장을 비롯해 서귀포 관내 단체장들이 참석했다.

김성훈 4·3유족회 서귀포시지부회장은 "제주4·3의 화해·상생의 정신과 5·18 민주화 운동의 민주주의, 인권 그리고 공동체 정신은 서로 평화 민주주의라는 공통되는 점이 있어 이를 기억하고자 공간을 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종우 서귀포시장은 "시민들이 편하게 앉아 쉬면서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역사의 비극을 함께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오월걸상은 2017년부터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전국화·현재화하자는 취지에서 인권연대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2018년 부산 서면 쌈지공원을 시작으로 전국 다섯 곳에 오월걸상이 설치됐고, 이번이 여섯번째다.

걸상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와 참여로 만들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