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VS JDG, 승패 가를 ‘원딜 정상결전’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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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는 게임을 넘어 스포츠, 그리고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상 깊었던 경기들은 물론, 궁금했던 뒷이야기 나아가 산업으로서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분석합니다.한국리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번 시드 T1이 오는 18일 중국리그 LPL 1번 시드 징동 게이밍(JDG)과 2023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결승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해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맞붙었던 두 팀은 국제 대회 결승 티켓을 놓고 또 한 번 격돌하게 됐다. 작년 롤드컵 4강 경기에선 T1이 세트스코어 3 대 1로 승리를 거뒀다.양 팀 대결의 핵심 승부처는 바텀 라인이다. 2022 LCK 스프링과 서머 결승에서 서로 1승 1패를 주고받은 구마유시(이민형)와 룰러(박재혁)가 국제 무대에서 처음으로 맞붙으면서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MSI의 현 메타가 원거리 딜러에게 자원을 몰아주는 ‘원딜 캐리’가 핵심인 만큼 두 선수의 진검승부가 기대된다.
상대 전적에서는 룰러가 근소하게 앞선다. 2020 롤드컵 선발전을 포함해 지난해까지 총 25번 만나 13승 12패를 기록 중이다. 룰러가 가장 최근 경기인 2022 LCK 서머 정규 시즌 2라운드부터 결승전까지 내리 5연승을 거둔 만큼 기세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구마유시 역시 이번 MSI에서 ‘팀의 버팀목’이라고 불리며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팽팽한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표 측면에서 두 선수의 대결은 사실상 이번 MSI ‘최강 원딜’을 결정짓는 정상 결전이다. 킬과 어시스트를 데스로 나눈 값인 KDA 측면에서 룰러가 9.8로 원거리 딜러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2위인 구마유시가 6.3으로 쫓고 있다. 분당 평균 골드 획득량에서는 구마유시가 528로 1위, 룰러가 524로 2위를 기록 중이다. 두 선수의 지표가 갈리는 부분도 있다. 분당 대미지(DPM) 부분에선 룰러가 950으로 앞서 있다. 반면 초반 라인전 지표인 15분까지 골드 격차에서는 구마유시가 940으로 더 우세한 모습을 보였다. 밴픽 단계부터 두 팀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구마유시와 룰러 두 선수가 현시점 MSI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아펠리오스(36회), 징크스(31회), 자야(16회) 등을 모두 잘 다루기 때문이다. 양 팀이 다른 라인에 밴 카드를 사용할 경우 앞서 언급된 주요 챔피언을 나눠 갖는 구도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원거리 딜러 챔피언에 대한 견제가 많이 이뤄지는 상황이다. 양 팀이 주력 카드를 모두 닫거나 1개 정도만 열리는 경우 다양한 카드들이 등장할 수 있다. 주목받는 챔피언은 루시안과 제리다. 구마유시와 룰러 양 선수의 두 챔피언에 대한 선호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루시안은 이번 MSI에서 7번 선택되고 24번 금지될 정도로 아펠리오스(79%)와 징크스(68%) 다음으로 높은 밴픽률(54%)을 보이는 챔피언이다. 5승 2패를 거둬 높은 승률을 보이고 있다. 구마유시는 올해 루시안을 총 13번 꺼내 가장 많이 사용했다. 승률도 84.6%로 매우 높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룰러는 올해 단 2번 사용했으며 모두 졌다.제리는 이번 대회에서 16번 선택되고 1번 금지됐다. 밴픽률이 30%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금지될 정도의 카드는 아니지만 특정 선수들이 선호하는 양상을 보인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이 바로 룰러다. 룰러는 이번 대회에서 이미 제리를 두 번 꺼내 모두 승리했다. 올해 전체로 봐도 12번으로 가장 많이 사용한 모스트 챔피언이다. 승률도 83%를 자랑한다. 구마유시는 올해 5번 사용해 덜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고 승률도 상대적으로 낮은 60%에 그쳤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