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엑스, 특화 AI 반도체 개발…"엔비디아에 안 밀리죠"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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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녹원 대표 인터뷰“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맞춰 앞으로 AI 반도체가 모든 전자 기기에 들어갈 겁니다.”
애플 AP 설계한 반도체 전문가
얼굴인식 등 분야별 제품 개발
현대차·포스코 등과 협업도
김녹원 딥엑스 대표(사진)는 17일 “최근 사람 얼굴을 인식하는 작은 이미지 센서용 AI 반도체까지 제작 의뢰가 들어올 정도로 관련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딥엑스는 특정 기기에서 사용하는 일명 ‘에지용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애플 아이폰X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만든 김 대표가 2018년 창업했다.김 대표가 창업에 나선 건 전자 기기가 처리할 데이터가 급증하는 걸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구상의 전자 기기가 2010년 50억 개에서 2020년 500억 개를 돌파했다”며 “인터넷 도입 초기에는 전자 기기에서 나온 각종 데이터를 인간이 처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전 인류를 동원해도 불가능할 정도로 데이터 규모가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런 문제를 AI 반도체가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AI 반도체는 AI 연산에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 제품군을 통칭한다. AI가 필요한 서비스의 대규모 연산을 빠른 속도에 적은 전력 소모로 해낸다.
딥엑스는 최근 DX-L1, DX-L2, DX-M1, DX-H1 등 AI 반도체 개발을 끝냈다. 모두 딥러닝 기반의 객체 인식, 얼굴 인식, 음성 인식, 이미지 분류, 화질 개선 등의 AI 알고리즘 연산 처리를 지원한다.
고객사는 사용 분야와 연산 성능 수준을 따져 자사에 맞는 반도체를 선택하면 된다. 김 대표는 “최근 고객사가 직접 시험한 결과 딥엑스 제품은 국내외에서 많이 사용하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성능은 10배 뛰어났고 전력 소비량은 9배 정도 낮으며 가격은 10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딥엑스가 우선 집중하는 분야는 카메라 모듈용 AI 반도체다. 김 대표는 “한 해에 팔리는 CCTV 등 이미지 센서가 65억 개에 달할 정도로 시장이 크고 관련 AI 반도체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딥엑스는 현대자동차, 포스코와도 협업 중이다. 현대차가 개발하는 로봇의 이미지 센서용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포스코와는 공장 곳곳의 2만여 개 CCTV에 AI 기술을 차례로 적용하고 있다.
딥엑스는 올해 제품 판매에 회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오는 22일 미국에서 열리는 AI 반도체 행사인 ‘2023 임베디드 비전 서밋’에 국내 기업 중 최대 규모로 참가하고 9월에는 독일 베를린의 IFA(유럽가전전시회), 내년 1월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에서 제품을 알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은 삼성전자 파트너사인 코아시아와 함께 공략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