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직원이 60% 넘네…상주 '나노' 비결은

중기선임기자가 간다

직원 80명 중 20~30대가 49명
대졸 초임, 일반 중기보다 많아
현장-사무직급 구분도 없어

신동우 회장 "60대는 나 혼자
매출 늘면 대기업수준 급여 줄 것"
신동우 나노 회장(가운데)과 직원들이 지난 12일 회사 창립 24주년을 맞아 경북 상주 본사 정원에 모여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
경북 상주시 청리지방산업단지에 있는 환경촉매기업 나노. 지난 12일 이곳에선 창립 24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장 분위기는 여느 중소기업과 확연히 달랐다. 사회를 맡은 이는 입사 3년차 유은영 씨(22). 직원들이 모인 강당도 20·30대로 북적였다. 신동우 나노 회장은 “나노는 젊은 직원이 더 많은 피라미드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나노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현장직과 사무직을 합쳐 80명이다. 이 중 20대가 29명, 30대는 20명으로 30명인 40·50대를 압도한다. 60대는 신 회장 단 한 명이다. 지방 외진 곳에 있는 중소기업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청년을 끌어들인 첫 번째 요인은 급여와 복지다.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가운데 나노는 올해 임직원 임금을 10% 올렸다. 대졸 초임 연봉은 약 3400만원. 중견기업 평균(약 4000만원)에는 못 미치지만 중소기업 중에선 많은 편이다. 신 회장은 “2030년 매출 3000억원이 달성되면 대기업 수준 임금을 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위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문화다. 품질관리부 신수경 씨는 “퇴근할 때 눈치 안 보고, 연차도 자유롭게 쓸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인사관리도 독특하다. 현장직과 사무직을 구분하지 않는다. 신 회장은 “2008년부터 현장직과 사무직 직급을 통일했다”며 “승진 방식 등에서 차등이 없으니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고졸 초임 연봉은 2900만원 선으로 대졸 초임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사무공간도 직원들이 자신의 취향대로 책상 등 가구의 디자인과 색상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사무공간 개선을 돕도록 했다. 최자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매출 등 성과 측면을 넘어 자아실현과 비전 같은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주목받는 추세”라고 했다.

나노는 국내 최초로 탈질 촉매를 개발한 기업이다. 탈질 촉매는 화력발전소와 제철소, 석유화학 공장, 선박 디젤엔진 등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의 주범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70%로 1위, 선박 디젤엔진 탈질 촉매 공급은 세계 1위다.최근에는 질소산화물뿐 아니라 일산화탄소까지 잡을 수 있는 복합촉매를 개발했다. 상주 공장에 1200㎡ 규모 신규 공장을 착공하는 등 양산 채비도 갖추고 있다.

재료공학 전문가인 신 회장은 한양대 공대와 KAIST를 나온 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과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을 거쳐 경상대 교수로 재직했다. 1999년 나노를 창업했다. 지난해 매출은 512억원, 올해는 600억원이 목표다. 계열사인 나노케미컬, 나노엔지니어링, 나노오토, 나노NBG 등을 합치면 올해 나노그룹 매출은 22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상주=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