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수단 분쟁으로 2천500만명 구호 필요"…인구 절반이상

수단 군벌 간 무력 분쟁이 한 달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구호가 필요한 피란민 수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유엔이 집계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UNOCHA)은 이날 "현재 수단에서 인도적 구호와 보호가 필요한 사람은 2천500만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라고 집계했다. 이는 수단 전체 인구 4천800만명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지난달 15일 군벌 간 무력 분쟁이 시작되기 전의 구호 필요 인구는 1천500만명 선으로, 불과 한 달 만에 1천만명 이상이 불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UNOCHA는 수단 구호에 들 자금 추정액도 17억5천만달러(약 2조3천400억원)에서 30억3천만달러(약 4조500억원)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수단 국내 피란민 구호에 25억6천만달러(3조4천억원), 해외로 도피한 피란민 구호에 4억7천만달러(약 6천300억원)가 필요하다는 게 유엔 측의 계산이다.
UNOCHA는 또 인도적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군벌 간 휴전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고 인도주의적 지원 통로도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메시 라자싱함 UNOCHA 제네바 사무소장은 민간인을 보호하겠다는 양측의 합의가 일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보건 시설을 장악했던 군인들이 철수하고 구호품 전달도 활발해졌다"며 "하지만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수단의 위기는 역내 위기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수단에서는 군부 지도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의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지난달 15일부터 사실상의 내전을 벌이고 있다. 두 조직의 통합 일정과 통합 후 지휘권을 둘러싼 갈등이 분쟁의 원인이다.

수도 하르툼과 인근 위성도시 그리고 서부 다르푸르를 중심으로 격렬한 싸움이 확산하면서, 지금까지 약 1천명이 목숨을 잃었고 5천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유엔은 추정하고 있다.

싸움을 피해 수단 내 안전지대로 대피한 피란민은 70만명을 넘어섰고, 국경을 넘어 인근 국가로 피신한 사람도 22만명에 달한다. 유엔은 해외로 도피하는 피란민 수가 1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