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5월 정신, 특정 그룹 정치적 전유물이 아냐"

이재명 "원포인트 개헌·반성 없으면 공염불"
국민의힘이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인 18일 "5월 정신은 대한민국의 소중한 역사이자 자산"이라며 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 115명 중 90여명은 광주행 KTX 특별열차를 타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총선을 약 1년 앞두고 호남 민심을 공략하는 한편 수도권의 중도·부동층 표심까지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남 없으면 국민의힘도 없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기념식에 앞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나 5월 정신을 계승해 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며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우리 당의 진심이 훼손되거나 퇴색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 반대' 발언 등으로 당원권 1년 정지 중징계 처분을 받은 김재원 최고위원과 같은 사태가 퇴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김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서도 "5월의 정신 앞에 정치가 있을 수 없다. 민주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특정인이나 특정 그룹의 정치적 전유물로 여겨서도 안 될 것"이라며 "이것은 민주 영령들의 희생을 오도하는 것이며, 광주와 호남 시민들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순신 장군이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뜻)' 라고 한 말을 인용해 "우리 국민의힘은 '약무호남 시무국민의힘'이라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호남 시민들과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호남 경제 발전을 위한 지원 약속도 쏟아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과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건설 등을 언급하며 "지역 숙원사업에 늘 관심을 기울이고 대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집토끼 지키기' 나선 野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각을 세우고, 5·18 민주화 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에 드라이브를 걸며 '집토끼 지키기'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기념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5·18 기념사에 대해 "5월 정신의 계승, 자유민주주의를 말하지만 약속했던 원포인트 개헌이나 국가 폭력에 의해 국민들의 생명을 해치는 일을 반성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하지 않는 한 그건 모두 공염불"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원포인트 개헌' 제안을 대통령실 측이 '비리에 얼룩진 정치인들의 국면 전환용 꼼수'라고 일축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증거도 없이 정적을 말살하기 위해서, 야당을 파괴하기 위해서 부당하게 검찰권을 남용했다는 것이 다 밝혀지고 있다"며 "내가 고발해놓고 고발당한 사람이라 비난하는 그런 상식 이하의 행위는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보수 정부는 '학살의 후예'임을 입증하듯 끝내 '5·18 부정 DNA'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망언을 일삼은 정부 여당 측 인사들에 대한 엄정한 조치부터 이뤄져야 할 때"라고 표현한 바 있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