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세라 대표 "책 주문하려다 예스24 입사…첫 사원 출신 대표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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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사실 제 전공은 책과 관련이 없습니다. 우연히 예스24에서 책을 주문하면서 석사 논문을 준비한 게 인연이 됐죠. 논문을 완성하고 나서 다음에 읽을 책을 검색하다가 화면 맨 하단에 채용 공고가 눈에 띄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어제 주문한 책이 오늘 올까’ 궁금해서 지원했는데, 여기까지 왔네요.”
24주년 맞은 예스24 최세라 신임 대표
책 검색 중 채용 공고 보고 지원
오프라인으로 영역 확장 이끌어
티켓 판매 대행·작가와 여행 등
온·오프 문화 플랫폼 도약할 것
'고객의 시간' 놓고 OTT와 경쟁
인터넷서점 예스24의 최세라 신임 대표(50·사진)는 18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창립 24주년을 맞은 회사의 비전을 공유했다. 지난 3월 취임한 최 대표는 예스24 최초의 사원 출신 대표이자 여성 임원이다. 1973년생인 그는 숙명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연극영화과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03년 예스24 도서사업본부에 대리로 입사한 뒤 팀장, 본부장, 이사, 상무를 차례로 거쳤다. 도서사업, 전략영업, 마케팅 등 주요 사업 전반에서 경력을 쌓았다.그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출판물 유통 전문가다. 지난 20년간 총알 배송 서비스를 주도했고 도서 판매 플랫폼을 모바일로 전환하는 데도 힘을 썼다. 도서정가제 시행 등 업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도서사업 부문 성장을 이끌었다. 2016년 전략영업팀을 총괄해 온라인 사업 위주인 예스24가 오프라인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는 데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회사가 확장하는 과정에서 굵직한 아이템들을 진행하며 좋은 기회를 얻은 것 같다”고 했다.
예스24의 상호에서 드러나듯 24주년이란 시간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보통 회사들이 5주년, 10주년 단위로 창립을 기념하며 혁신을 꾀하는 것과 다르다. 예스24는 지난 3월 최 대표를 선임한 데 이어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BI)를 선보였다. 최 대표는 “24주년을 맞아 예스24에 새로운 BI를 선물했다”며 “필기체를 사용해 지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쾌활하고 친근한 ‘스마일’ 표시는 그대로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슬로건으론 앞 글자를 따면 ‘예스(YES)’가 되는 ‘유어 에브리 스토리(Your Every Story)’를 채택했다”며 “책을 읽는 모든 분한테 이야기를 선사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온·오프라인 문화 플랫폼’으로 새롭게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 대표는 “영화·뮤지컬·콘서트 티켓 판매 대행부터 오프라인 서점 내 전시·강연 등으로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며 “예스24의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책을 매개로 한 강연이나 작가와의 만남, 작가와 함께 떠나는 여행 등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올해 하반기엔 독서 커뮤니티 거점을 표방한 앱 ‘사락’을 공개할 예정이다.당면한 고민거리로는 ‘고객의 시간’을 꼽았다. “책을 읽으려면 절대적 시간이 필요한 만큼 많은 사람이 시청하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신경 쓰인다”며 “고객들께 독서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책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엔 쉴 때 소설을 읽었는데, 지금은 새로운 공부를 하느라 바쁘다”며 “대표가 되면서부터는 마케팅과 플랫폼 개발 쪽과 관련한 책을 어렵게 읽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