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드론이 수류탄 달고 적진 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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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병기 '전투드론' 보급육군 장병이 휴대용 단말기에 깔린 앱으로 ‘공격용 드론’을 조종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술적 유용성이 증명돼 전투용 드론의 보급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탄약업체 풍산, 올 조종앱 납품
軍, 활용도 높아 분대까지 운용
드론작전사령부 창설도 속도
18일 업계에 따르면 종합탄약 생산업체 풍산은 연내 군용 개인디지털단말기(PDA)용 드론 조종 앱 개발을 마치고 육군 25사단에 납품할 계획이다. 풍산은 앱 개발과 함께 수류탄을 담고 날아가 적 기지에 떨어뜨리는 ‘탄약투하 드론’ 기술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이 드론은 3~4개 모듈로 분리해 배낭에 넣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다. 60㎜ 박격포 탄의 신관을 개조해 이 드론에 부착할 수도 있다. 살상 반경이 25m에 달해 전술적 활용도가 상당하다.지금은 드론이 대대급에서 시범 운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분대 단위로 확장될 예정이다. 분대별로 드론을 쓰면 곡사화기로 제압하기 어려운 은폐한 적까지 타격할 수 있다. 건물에 숨은 저격수를 아군 피해 없이 제압할 수 있다. 수류탄은 병사 개인별 능력에 따라 타격 정밀도가 떨어지지만, 드론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
풍산 관계자는 “정찰용으로 쓰는 드론은 기체와 소음이 커서 현재는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소음이 심한 헬리콥터형 드론 대신 저소음 원통형 드론을 대(對)전차용으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공격용 드론뿐만 아니라 정찰·탐지용 드론, 수비용 드론, 무인항공기(UAV) 등의 전술적 가치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밴티지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군용 드론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5억달러(약 19조4000억원)에서 2030년 349억달러(약 46조7000억원)로 급증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주인공으로 부상한 드론은 전장 양상을 완전히 바꿨다. 러시아군은 최근 ‘가미가제’로 불리는 자폭용 소형 드론 60대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격했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군은 정찰 드론으로 참호에 숨은 러시아 군 위치를 파악한 뒤 곡사화기로 포격을 가했다. 전통적 참호 공략법인 전차 운용이나 백병전은 거의 쓰이지 않았다.국방부는 최근 드론작전사령부 창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기아는 오는 10월 수소연료전지로 구동하는 무인 드론을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기존 드론보다 소음과 발열이 적어 적의 탐지 회피력이 우수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기 배터리로 가동하는 드론에 비해 출력이 높고, 작전 수행시간도 90분 이상으로 기존 드론(20~30분)보다 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규/김익환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