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좌 신호' 멈춰 선 운전 미숙 차량 삿대질하며 문 '쾅쾅' 60대

1심, 벌금 200만원…"피해자 조수석 탄 어린 자녀도 공포심 느껴"

교차로 직진·좌회전 동시 신호에서 운전 미숙으로 멈춰 선 앞선 차량 운전자에게 다가가 주행 방해를 이유로 창문을 '쿵쿵' 두드리고 삿대질하며 위협한 6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 폭행 등)으로 기소된 A(62)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29일 오전 10시 43분께 화물차를 몰고 원주시의 한 도로를 운행 중 승용차 운전자 B(40·여)씨가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B씨의 차량 창문을 '쿵쿵' 두드리고 '문 열어'라며 소리치는 등 운전자 B씨를 위협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의 승용차가 정차 후 움직이지 않아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차 창문을 두드린 것일 뿐 위해를 가할 뜻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채택·조사한 블랙박스 영상·음향 증거 등에는 교차로 진입 직전 직진·좌회전 동시 신호에서 B씨가 운전 미숙으로 차를 멈춰 서자 뒤차들이 경적을 울렸고, 이를 의식한 듯 B씨는 조금씩 왼쪽의 1차로로 이동했다.

이 상황에서 B씨의 차량 옆에 붙여 세우고서 차에서 내린 A씨는 '쿵쿵' 소리가 나도록 B씨의 차 조수석 문을 두드리고, 차 정면에서 삿대질한 뒤 이동해 '문 열어'라며 운전석 문도 가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박 부장판사는 "당시 피해자의 차에 동승한 어린 자녀까지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공포심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해자의 운전 미숙으로 주행을 방해받자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