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교차에 썩어버린 파프리카…수박에도 영향 줄까 [한경제의 신선한 경제]

사진=연합뉴스
낮과 밤의 온도차가 20℃에 육박하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파프리카, 무 등 채소류 가격이 평년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대표적인 여름 과일인 수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9일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도매시장에서 국내산 파프리카 거래가격은 ㎏당 4744원으로 전주 대비 37.2% 올랐다. 이는 평년(2013~2022년) 5월 평균 가격인 2751원에 비하면 72.4% 높다. 무 가격도 상승을 거듭해 지난주보다 8.4% 상승한 653원에 판매됐다. 평년(512원)보다는 27.5% 비싸다.원인은 큰 일교차다. 환절기 일교차가 커지는 시기에는 파프리카에 이슬이 쉽게 맺혀 병원균이 쉽게 침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중 재배되는 파프리카는 봄에 경상도 지역에서 재배되다가 여름에 접어들면 전라도나 강원도로 산지가 이동하는데, 전라도 김제 지역에서는 지난달부터 일교차가 부쩍 커지며 생육이 부진했고 강원도의 경우 밑둥이 썩는 후사리움 병이 돌아 출하량 자체가 감소했다.

실제로 테란에 따르면 5월 1~18일 국내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파프리카는 1667t이다. 말일까지 지금과 같은 추세를 유지한다면 올해 5월 거래량은 약 2500t인데 이는 평년 5월 거래량(3822t)보다 34.5% 적다.

A 대형마트 채소담당 바이어는 “파프리카는 국내 생산 비중이 높아 한반도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작물”이라며 “전라도 산지 물량 출하량이 회복되는 6월 초에 시세가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포도, 참외, 수박 등 여름 과일도 차례로 시장에 나오고 있는 가운데 포도는 작년보다 25.1%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5월 중하순에 맛볼 수 있는 포도는 수입산 포도가 대부분이다. 한 식자재유통업체 채소담당 바이어는 “고급 포도가 유행하며 우리나라에서 예전만큼 남미산 수입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에서도 샤인머스캣 선호도가 높아지는 바람에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남미산 포도 물량이 더욱 늘었다” 고 말했다.

한편 평년보다 큰 일교차로 고품질 수박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더운 날씨가 지속되면 하우스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 과육이 물러지기 쉽다. B 대형마트 과일 담당 바이어는 “최근 출하중인 수박들은 수정되어야 하는 봄철에 기온이 급하강해 기형과 발생 비율이 늘었다”며 “5~6월 파종해 8~9월에 수확하는 수박도 기후 영향으로 품질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