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도리' 검색 막힌 지 9년인데…"여론통제"라는 野지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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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도리도리' 이미지 검색 제한 또 논란"대통령실에서 명예훼손 걸고넘어졌을 거예요. 정말 어이없죠."
野 스피커에 휩쓸린 지지자들 "공산당 같다"
"진보가 가짜뉴스에 잘 낚였다" 조사 보니
네이버 이미지 카테고리에서 '도리도리'가 검색되지 않는 것을 두고 친야(親野) 성향 네티즌들이 또 음모론에 휩쓸리고 있다. 네이버가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윤석열 대통령의 버릇을 희화화하는 단어 도리도리 검색을 일부러 막았다는 가짜뉴스에 동요되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진보 지지층들이 확증편향에 매몰되고 있다는 조사도 나와 주목된다.네이버 도리도리 이미지 검색 제한 논란은 지난 대선 때부터 여러 차례 불거진 바 있다. 2021년 6월에도 '포털사이트가 유력 대권 주자의 눈치를 본다'는 음모론이 제기됐다. 당시 네이버는 "마약 관련 은어라 청소년 유해 정보 키워드로 분류돼 2014년부터 검색 결과 일부가 제한돼 왔다"고 해명했다.
2022년 4월에도 "쥴리 스펠링은 아나"라는 게시물로 김건희 여사 조롱 논란이 불거졌던 진혜원 부산지검 부부장검사가 "(포털에서)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부대변인을 지낸 임세은 전 부대변인도 지난 11일 팟캐스트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서 "네이버에 '도리도리'라고 치면 사진에 아무 검색이 되지 않고, 명예훼손 때문에 검색이 안 된다고 나오더라. 누군가가 연상됐는지…"라며 "지금 우리가 경제가 많이 어려운데, 지금 이런 거 신경 쓸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진행자가 "도대체 이건 누가 발견한 거냐"고 묻자, 임 전 부대변인은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제가 찾았다"고 답했다.임 전 부대변인의 발언은 친야 성향 네티즌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파장을 일으켰다. 네티즌들은 "'매불쇼' 듣다가 알게 된 사실"이라면서 저마다 검색을 시도한 후기를 공유하며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대통령실에서 명예훼손 걸고넘어졌을 것"이라는 주장을 필두로 "어이가 없다", "검색사이트 여론 통제하는 꼴이 딱 중국 공산당 같다", "그래서 네이버에서는 검색 안 한다", "그토록 목놓아 외치던 공정은 어디 갔나", "곧 '쩍벌'도 막히겠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네이버에서 마약 관련 은어라 제한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렇겠나"라는 음모론을 추가로 제기하는 이들도 왕왕 있었다.
"이미 지난 대선 때 불거진 이슈다", "네이버가 마약 관련 은어라고 해명했다"고 전하는 일부 네티즌도 더러 있었지만, 다수의 네티즌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확대, 재생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확증 편향이 불거진 대목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윤 대통령의 지난 국빈 방미 당시 김 여사가 백악관 관저에서 방명록을 작성하면서 윤 대통령 아래로 이름을 적은 것을 두고 "방명록에 대통령 부인이 서명하는 경우가 있냐", "나대는 것도 정도가 있다" 등 맹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도 과거 방미 중 방명록에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이름을 올린 사실이 있었다.'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진영에 유리한 뉴스는 믿고, 불리한 뉴스는 안 믿는다'는 통념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가 지난 3월 10~16일 전국 만 18~69세 성인 10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디어의 이용과 확증편향층의 형성 및 그 특징'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에서의 확증 편향 비중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보다 2배가량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티아이는 진보와 보수성향 응답자들이 선호할만한 '진짜뉴스'와 '가짜뉴스'를 각각 제시하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1(완전히 거짓), 2(대체로 거짓), 3(거짓 반 사실 반), 4(대체로 사실), 5(완전히 사실) 등 점수로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유리한 가짜뉴스엔 사실(4~5점)이라고 응답하면서 반대 성향 진짜뉴스에는 거짓(1~2점)이라고 응답한 사람을 확증편향층으로 규정해 업체는 156명을 추려냈다. 그 결과 민주당 지지층 303명 중 110명(36.5%), 국민의힘 지지층 253명 중 46명(18%)이 확증편향층으로 분류됐다.
확증편향층의 연령별 특징은 50대(29.4%)와 60대(29.2%) 비중이 가장 높았다. 나머지 연령층은 18~29세(9.9%), 30대(12.9%), 40대(18.5%)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유튜브에 몰입하는 5060 정치고관여층에서 확증편향이 두드러졌다"며 "이들은 최근 코인 사태에서도 무작정 '검은 돈 유입설'을 주장하거나, 김남국 의원을 두둔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