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지침 폭로 김주언 "언론 기본 역할인 권력감시에 충실해야"

'기자의 혼' 상 수상…기자협회장 "객관보도는 언론의 생명"
전두환 정권 시절 문화공보부가 언론을 통제하려고 만든 '보도지침'을 폭로한 김주언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은 기자들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무엇보다도 언론의 기본 소명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19일 말했다. 이날 서울 중구 소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8회 기자의 날 기념식에서 '기자의 혼(魂)' 상을 받은 김 이사장은 수상 소감에서 "언론의 기본 역할인 권력 감시와 환경 감시에 충실해야 한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기자의 혼은 한국기자협회가 올곧은 기자 정신의 표상이 되는 전·현직 기자들을 기리기 위해 2006년 제정한 상이다.
김 이사장은 한국일보 기자로 재직 중이던 1986년 신군부의 언론 검열에 맞서 월간지 '말'을 통해 보도지침의 존재를 폭로함으로써 언론자유를 지켜내려고 한 공을 인정받았다. 그는 보도지침 폭로 후 외교상 기밀누설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장기간 법정 투쟁 끝에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1995년 12월 무죄가 확정됐다.
김 이사장은 기자가 약자 편에서 강자를 비판해야 하지만 요즘에는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고 지적하는 이른바 '강약약강'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면서 "기자는 '한없이 밑바닥을 기자'는 슬로건을 가져야 한다. 밑바닥을 기면서 약한 자의 설움을 몸소 체험하고 그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인들의 말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글을 요약해서 전달하는 기사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다.

내용의 사실 여부는 뒷전"이라고 세태를 비판하고서 "기자는 단순히 취재원의 말이나 글을 전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아무리 짧은 기사일지라도 그 속에 혼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불편부당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는 언론의 생명이다.

의도가 담긴 정파적 보도는 언론의 신뢰 하락과 추락을 부채질할 뿐"이라며 "어떤 어려움에도 기사를 팔아먹지 않겠다는, 즉 매필(賣筆)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