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ETF' 믿고 투자했건만…"돈값 못하네"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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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초과 수익 상품 절반도 안돼상대적으로 높은 보수를 받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들의 상당수가 '돈값'을 제대로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피·코스닥·S&P500 등 시장 지수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내겠다는 목표로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보수를 받아왔지만, 고보수 ETF중 절반 이상은 정작 수익률에서 비교지수 이하의 성과를 냈다.
○1% 달하는 수수료에도 성과는 '부진'
21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상장된 총보수 연 0.5% 이상 액티브 ETF의 상장 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최소 3개월 이상 된 28개 중 15개 상품이 시장 지수를 밑돈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보다 높은 보수를 받는 액티브 ETF들이 시장보다 못한 수익을 낸 셈이다. 코스피지수와 나스닥지수 등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총보수는 통상 0.01~0.1%에 그친다.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2021년 11월 16일 출시한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 ETF는 현재까지 37% 하락했다. 같은 기간 비교 기준이 되는 시장 지수인 S&P500은 10.48% 하락했다. 시장지수 대비 26%포인트가량 손실을 본 셈이다. 이 ETF의 총보수는 0.99%다.총보수가 0.98%인 ‘에셋플러스 코리아플랫폼액티브’는 2021년 11월 16일 상장된 후 -27.4%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4.52% 하락했다. ‘에셋플러스 글로벌대장장이액티브’와 ‘에셋플러스 코리아대장장이액티브’의 수익률도 시장 지수를 밑돌았다.
에셋플러스의 경우 운용하는 총 4개 ETF 모두 시장에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이노베이션액티브’도 2021년 5월 25일 상장 후 현재까지 수익률은 -15.5%다. 비교지수인 KRX BBIG K-뉴딜(-43.87%)보다는 초과 성과를 냈지만 시장에는 뒤처졌다. 이 기간 코스닥지수는 11.25% 하락했다. 총보수는 0.8%에 달한다. 이 회사의 ‘TIMEFOLIO Korea 플러스배당액티브’와 'TIMEFOLIO K컬처액티브'도 시장을 따라잡지 못했다.
다만 타임폴리오는 'TIMEFOLIO 미국S&P500액티브'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 등 미국 S&P500과 나스닥 등 시장지수를 추종하면서도 적극적인 운용을 더하는 상품에서는 초과성과를 냈다. 상장이후 TIMEFOLIO 미국S&P500액티브는 S&P500을 7.72% 포인트,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는 나스닥을 5.5%포인트 상회했다. 'TIMEFOLIO 탄소중립액티브' 역시 초과성과를 냈다.
○대형운용사도 부진은 마찬가지
돈값을 못한건 대형운용사들의 액티브 ETF들도 마찬가지였다. 'TIGER 글로벌메타버스액티브'는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액티브 ETE다. 총보수가 0.79%에 달하지만 상장된 2021년 12월 22일 이후 현재까지 가격은 30.05%가 떨어졌다. 나스닥 지수는 이 기간 19.1% 하락했다. 같은 테마의 'KODEX K-메타버스액티브'는 2021년 10월 13일 상장 이후 현재까지 10.65% 하락했다. 코스닥이 10.47%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시장지수를 하회했다. 총보수는 0.5%다. 전기차를 테마로 한 액티브 ETF인 'SOL 한국형글로벌전기차&2차전지액티브'도 지난해 6월 14일 상장후 현재까지 수익률은 0.8%에 불과했다. 나스닥이 17.2% 오르는 사이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총보수는 0.55%다.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VITA MZ소비액티브' 등도 시장지수조차 쫓지못한 액티브 ETF들이었다.코스피·나스닥·S&P500 등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의 총 보수가 보통 0.01~0.1%인점을 고려하면 상당수의 액티브 ETF투자자들은 적게는 몇배, 많게는 몇십배의 보수를 내고서도 오히려 뒤쳐진 수익을 본 셈이다. 전문가들은 액티브 ETF가 시장의 유행을 쫓는 경향이 나타나는 점, 운용역의 부족한 전문성 등을 수익률 부진의 원인으로 꼽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향후 액티브 ETF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좋은 트랙레코드(운용 실적)를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시장지수를 쫓는 패시브 ETF를 액티브 ETF가 중장기 수익률에서 앞서는건 국내외를 막론하고 애초에 쉽지 않은일"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데, 현재 운용사들이 이를 갖췄는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