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도 까딱하기 싫다"…밀키트 제친 간편식 끝판왕

냉동 간편식 판매량 80% 증가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기 수혜 업종으로 꼽혔던 '밀키트' 인기가 시들해졌다. 조리 과정이 필요 없는 가정간편식(HMR)이 다양해지면서 냉동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는 증가한 반면 밀키트 제품은 전년 대비 검색량 하락폭이 가장 큰 업종으로 조사됐다.

밀키트는 음식에 필요한 손질된 재료와 양념 등이 세트로 구성된 제품을 말한다. 일반적인 조리 음식보다는 간편하지만, 외식 또는 끓이거나 데우기만 하면 돼 조리가 한층 더 쉬운 HMR 수요가 커지면서 밀키트를 찾는 이들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조리 필요 없네" 고물가에 냉동 간편식 ↑

23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상에서 간편식 상품 판매량이 늘었다. 신선식품 배송 플랫폼 컬리가 마켓컬리에서 판매 중인 치킨·피자 등 간편식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올해 1~4월 양념치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0%, 치킨윙은 35%, 치킨류는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명 맛집 제품을 그대로 가져온 에어 프라이어 전용 냉동 피자 상품은 출시 당시 12월에 비해 지난달 3배 이상 잘 팔렸다.

편의점 GS25에서도 올해 1분기 냉동 간편식 매출은 전년 대비 80.4% 증가했다. GS25는 이날 푸드 미디어 기업 '쿠캣'과 협업한 냉동 피자를 내놓는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냉동 상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에 배달 음식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어 냉동 상품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외식·배달 음식 가격이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이 집에서 직접 조리해 즐길 수 있는 간편식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HMR은 즉석식품의 일종으로 밀키트와 달리 간단히 데우거나 끓이는 과정만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점이 주효했다.

밀키트, 검색량 하락 폭 '최대'

'모터시티 디트로이트 피자'./사진=마켓컬리 제공
이에 비해 코로나19로 인해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밀키트는 올해 들어 하락세다. 밀키트는 외식보다 저렴하면서 손쉽게 맛집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국면에서 수요가 늘었다.

그러나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검색 데이터를 분석하는 '아하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검색량 하락폭이 가장 큰 업종으로 조사됐다. 오프라인에 매장을 두고 밀키트를 판매하는 업종들이 2021년 정점을 찍더니 2022년 이후부터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이후 일상이 정상화되며 외식 비중이 늘어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평가다.
2022년 이후 검색 하락 외식 업종./사진=아하트렌드 제공
조리가 간편하고 저렴한 냉동 간편식이 주목받자 제품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마켓컬리는 자체 브랜드(PB)를 출시해 총 30개가 넘는 간편식을 판매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양념·조리 방법이 번거로운 닭갈비, 오리지널 바베큐 폭립, 감자 샐러드, 유린기 등이 있다. 유명 맛집과 협업한 '압구정 포차'의 버팔로 봉, 바베큐 윙, 바베큐 봉 등과 '다운타우너'의 시그니처 핫도그 등도 신상품 가운데 인기를 끌고 있다는 후문이다.

HMR 시장이 커지자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가격대가 있는 간편식 제품들도 나오는 등 다양화하는 추세다. 하림산업은 지난 3월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멜팅피스'를 론칭하고 냉동 튀김, 함박까스, 핫도그 등을 선보였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조선호텔 한마리치킨'을 가정 간편식 상품으로 이달 2일 출시했다. 국내산 삼계닭을 사용해 텀블링으로 염지하고 속살까지 밑간을 해 부드러우면서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업계에선 간편식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간편식 소비가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며 "냉동·상온 간편식 등 조리가 필요 없는 다양한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