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소설가] 8세 때부터 소설 썼다…한국이 사랑한 佛작가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베르나르 베르베르, 내달 내한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암기를 잘 못하는 학생이었다. 근시 때문에 교실 맨 앞줄에 앉았다. 필기도 열심히 했다. 그래도 성적이 시원찮았다. 가정 통신문에는 ‘항상 딴생각을 하는 학생’이라고 적혔다.

그는 모자란 기억력을 상상력으로 채웠다. 모범생도 아니고 축구에도 젬병이었지만 웃기거나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지어내는 능력 덕에 친구들에게 인정받았다. 불과 여덟 살에 첫 단편소설 ‘벼룩의 추억’을 썼다.어른이 된 그는 12년 동안 수없이 고쳐 쓴 장편소설 <개미>를 1991년 펴냈다. 이 책이 1993년 한국에 출간된 뒤 100만 부 넘게 팔리며 ‘베르베르 열풍’이 불었다. 후속작인 <뇌>, <신>, <나무>도 한국에서 각각 판매량 100만 부를 기록했다. 베르베르의 작품이 세계적으로 2300만 부 이상 판매됐는데, 절반 이상이 한국에서 팔렸다.

적당히 기발한 상상력에 따라가기 어렵지 않은 이야기가 인기의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최근작들은 옛날에 한 얘기를 반복하는 자기복제가 강하다는 비판을 듣기도 한다. 최근 그의 첫 자서전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가 국내 출간됐다. 작가는 <개미> 한국 출간 30주년과 신작 소설 <꿀벌의 예언> 출간을 기념해 다음달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