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는 한방은 없다" [책마을]

돈에 관한 결정들
로런스 코틀리코프 지음
오수원 옮김
위즈덤하우스
416쪽 / 2만원

하루에도 수많은 재테크 관련 책이 쏟아진다. 저마다 부자가 되고 돈을 버는 방법을 다루는 서적들 앞에서 우리는 고민한다. ‘어떤 책을 읽어야 자산이 늘어날까?’ ‘어떤 책이 부를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비법을 담고 있을까?’

로런스 코틀리코프 미국 보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간 <돈에 관한 결정들>에서 ‘부자가 되는 한 방은 없다’고 말한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이 책을 선택한 독자들에겐 꽤나 실망스러운 말일 수 있다. 제목처럼 책이 단순히 돈만 다루고 있는 것도 아니다. ‘돈에 관한 인생에서의 결정들’이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경제학자인 저자는 ‘맥시파이 플래너’를 개발했다. 이용자의 소득, 보험, 투자 현황 등 생활수준에 따라 생애주기별로 더 부유해지고 행복해지는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맞춤형 재무진단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최고의 재테크는 ‘인생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당장 눈앞에 닥친 오늘, 이달, 올해가 아니라 초년부터 노년까지 전체 인생의 흐름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부를 얻기 위해 복잡한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발품을 팔아 전국의 임장(臨場)을 돌아다니는 것보다 쉽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우리는 누구나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 그렇지만 누구나 부자가 되는 선택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돈을 놓치거나 잃기도 한다. 이처럼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모든 선택의 순간이 우리의 부를 좌우할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선택을 잘해 돈 걱정에서 해방되는 방법은 이론적으론 간단하다. 더 벌고, 위험을 줄이고, 효율을 올리면 된다. 초봉이 높은 직종보다 소득 성장이 빠른 직업을 선택하고, 소득·수명·장수 등의 위험에 대비하고, 지출의 ‘가성비’를 키우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10가지 머니 플랜을 제시하며 인생을 설계해준다. 저자는 빨리 은퇴하지 말고 돈 벌기를 멈추지 말라고 말한다. 무리하게 집을 사지 말라고도 한다. 그러나 집은 꼭 필요하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구매해야 한다.

돈을 보고 결혼하라고도 한다. 생활수준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사랑을 찾을 때는 돈도 찾으라고 강조한다. 결혼이나 동거와 같이 둘 이상의 경제공동체는 자산을 불릴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다. 위자료 계산 등 이혼했을 때의 해결책도 제시한다.

이같이 지극히 현실적인 방법과 금융 지식을 통해 재무학적 관점에서 우리에게 삶의 단계별 방향을 알려준다. 빌 게이츠는 “가난하게 태어난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가난하게 죽는 것은 당신의 잘못이다”고 했다.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높고,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지금 상황에서 우리는 부자가 되는 선택의 기회를 잘 잡을 수 있을까. 저자의 인생 설계를 따라가면 가난하지 않고 부자로 죽을 수 있을까.

이금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