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3년 핸드백 회사도 못 버텼다…줄도산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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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파산 또 사상 최대
회생절차 졸업 '성창인터패션' 결국 파산
4월 법인파산신청 134건, 전년比 67%↑
파산·회생 '데드크로스'도 3개월만 재현
대출상환유예 9월 종료 "도산 더 늘 것"
23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회생법원을 비롯한 14개 법원에 접수된 법인파산 신청은 13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121건)에 이어 2개월 연속 2013년 통계작성 시작 이래 월간 기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전년 동기(80건)에 비해선 67.5% 증가한 수준이다.지난달 법인파산 신청은 3개월 만에 다시 회생 신청을 앞질렀다. 올해 1월 법인파산 신청은 105건, 회생단독과 회생합의를 합한 법인회생 신청은 84건으로 파산이 회생보다 많았다. 2월 들어선 법인파산 100건, 법인회생 118건으로 다시 회생 신청이 많아졌고, 3월에는 법인파산·회생 모두 121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4월 들어 법인회생이 113건으로 전월보다 줄면서 또다시 파산이 회생을 추월했다.
자금난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은 통상 채무를 조정해 회사를 살리는 회생절차를 먼저 고려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체력이 많이 소진된 데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경영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청산을 택하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대 은행의 4월 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0.328%로 전달 대비 0.034%포인트, 1년 새 0.118%포인트 증가했다. 한 도산 전문 변호사는 "각종 코로나 정책자금으로 명맥을 유지해온 작은 기업들이 본격적인 대출 상환 압박을 받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사업을 지속하는 것보다 청산하는 게 더 이익이라고 판단하는 기업들이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