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째 기침에 엑스레이 찍었더니…기관지서 발견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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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장신구 '그릴즈'미국의 한 20대 남성의 기관지에서 치아에 부착하는 장신구인 '그릴즈(grillz)'가 발견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발작 증세→기도로 넘어가
심한 기침·천명 증상 동반
그릴즈는 치아에 착용하는 장신구로, 대부분 금 또는 은, 보석으로 장식돼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다소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많은 래퍼와 운동선수 등이 패션을 목적으로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포스트는 이달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에 발표된 '위스콘 주 22세 남성의 그릴즈 흡인' 사례를 소개했다. 평소 뇌전증을 앓던 해당 남성은 갑작스러운 발작 증상을 보이던 중 실수로 본인의 치아에 장착된 은색 그릴즈를 삼킨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해당 남성은 몇 달째 계속되는 기침의 원인을 찾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당시 그는 심한 기침과 함께 숨을 쉴 때마다 '쌕쌕' 소리를 내는 천명도 동반하고 있었다. 천명은 기관지가 좁아져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기관지를 넓혀주는 치료가 필요하다.당초 의료진은 그에게 천식 치료제를 처방했음에도 증상이 계속되자, 추가로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오른쪽 폐로 통하는 기관지에 그가 평소 착용하고 있었던 약 3.81cm 크기의 은색 그릴즈가 박혀 있음을 확인했다.의료진은 그릴즈 제거를 위해 폐 기도에 굴곡성 기관지경을 삽입했으며, 특수 장비를 이용해 기관지 벽에서 그릴즈를 제거했다. 이 남성은 수술 후 폐 기도의 근육이 조이는 기관지 경련 증상을 보이다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며,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그릴즈는 탈부착하는 과정에서 치아와 잇몸을 손상할 수 있다. 금이나 틀니를 만들 때 쓰이는 금속 외에 도금된 부분이 벗겨지면 치아를 변색시킬 수 있다. 아울러 그릴즈를 착용한 채로 음식을 섭취하면 그사이에 음식물 찌꺼기가 끼어서 세균이 번식하기 쉽고, 충치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