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우디 G20회의 보이콧…"분쟁지 카슈미르 개최 반대"

파키스탄과 영유권 논란…"현지 인권침해 등 정당화 우려"
올해 의장국 인도 "우리나라 내 어디서 열든 우리 특권" 항변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인도가 분쟁지 카슈미르에서 사전 행사를 개최하자 이에 반발한 중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참석을 거부하고 나섰다고 영국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올해 9월 수도 뉴델리에서 개최하는 G20 정상회의에 앞서 이날부터 24일까지 인도령 카슈미르 스리나가르에서 G20 국가 대표단 약 60명이 참석한 관광 실무단 회담을 연다.

인도 북부·파키스탄 북동부에 있는 카슈미르는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인도와 파키스탄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며 여러 차례 군사 충돌을 일으킨 지역이다.

인도 정부는 2019년 무슬림이 다수인 잠무-카슈미르 지역의 반(半)자치권을 박탈하고, 인도에 완전히 통합할 목적으로 두 개의 연방 영토로 분할했다. 가디언은 인도 당국이 이번 G20 행사를 통해 이 같은 조치가 결과적으로 카슈미르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왔으며, 외부인들의 안전이 보장된다는 것을 증명할 생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분쟁국 파키스탄의 반발에 더해 G20 일부 국가의 행사 보이콧까지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인도와 마찬가지로 카슈미르의 영유권을 주장해 온 파키스탄은 이번 G20 회의가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파키스탄 우호국인 중국은 "분쟁 지역에서 어떤 종류의 G20 회의라도 열리는 것"에도 확고히 반대한다며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가디언은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터키), 이집트, 인도네시아도 행사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고 전했다.
메부바 무프티 전 잠무-카슈미르주 총리는 인도가 단순히 관광 관련 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이 지역을 관타나모 수용소처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또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이 자신들의 홍보 목적으로 G20을 '납치'했다고도 비난했다.

페르낭 드 바렌느 유엔 소수자 문제 특별보고관도 카슈미르 내 인권 침해, 정치적 박해, 불법 체포 등을 지적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카슈미르의 상황이) 정상적이라는 허울에 겉치레로 지지를 G20이 부지불식간에 보내는 것"이라고 이번 회의의 의미를 평가했다.

모종의 군사적 점령으로도 불리는 카슈미르의 상황을 G20 회의가 은연 중에 정당화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네바에 있는 유엔의 인도 상임대표부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인도 어느 지역에서 G20 행사를 개최하든 그건 인도의 특권"이라고 반박했다.

인도는 일단 이번 관광 실무단 회담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쉬 바르단 슈링글라 G20 의장단 수석 총괄은 전날 "스리나가르에서 열리는 관광 실무단 회의엔 이전 실무그룹 회의와 비교해 가장 많은 외국 대표단이 참석한다"며 "인도에서 관광 실무단 회의를 해야 한다면, 스리나가르에서 해야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