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회계 투명하게 공시하는 노조에만 세액공제 혜택"

정부가 회계 공시를 하는 노동조합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3일 노동개혁특위에서 노조의 공공성‧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른 기부금 단체처럼 ‘회계 공시’와 ‘세액공제’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노동조합이 사실상 국민의 세금으로 활동을 지원받고 있으므로 공공성‧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한편 고용부가 지난 4월 19일부터 21일까지 취업자 1000명(노조 가입 조합원 186명 포함)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바일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 88.3%는 “노조도 세제 혜택을 받고 있으므로 다른 기부금 단체 수준으로 공시해야 한다”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원 186명만 별도로 집계해도 84.4%가 “공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취업자 1000명 중 72.8%는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조합원 186명 중엔 88.2%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노동조합원 186명 중 추가 의견수렴에 참여한 160명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노조가 조합비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지 않다”는 의견이 48.1%로, 투명 운영하고 있다(46.3%)는 대답보다 약간 높아 눈길을 끌었다.

조합원들은 노조 ‘회계 공시를 요건으로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데에 89.4%가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회계 공시와 세액공제를 연계하면 노조가 조합원의 세제 혜택을 위해 회계 공시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조합원은 70.0%였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 제80조는 사회복지법인, 노동조합 등 공익적 목적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를 지정기부금 세액공제 지원 대상으로 명시하고 15% 수준의 세액 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정부는 노조에 대한 세제 지원 요건으로 회계 자료 제출 의무와 요건을 시행령에 명시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조합비 세액공제 규모는 4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액공제 혜택이 사라질 경우 조합원들의 납입 부담이 커지면서 노조에게도 간접적인 타격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정식 장관은 “노조 회계 투명성은 조합원의 알권리와 신뢰를 토대로 한 자주성과 민주성을 위한 필수 전제”라며 “그렇지 않은 노조에 재정 등 국민 세금이 쓰이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설문 결과 등을 토대로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관련 법령을 조속히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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