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 진출 20년…글로벌 ETF 순자산 121조로 '폭풍 성장'

美 운용사 Global X 5년전 인수
'테마형 ETF 선두주자'로 키워
해외 수익으로 호주社도 M&A

무한한 잠재력 인도 투자 선도
'니프티50 ETF' 등 상품 다양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ETF 운용 자회사 Global X 임직원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인플레이션과 미국발(發)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난해 글로벌 금융시장엔 각종 악재가 쏟아져 나왔지만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사업은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외 총운용자산(AUM)은 275조원 규모다. 이 중 약 40%에 달하는 112조원이 해외에서 운용되고 있다. 올해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글로벌 진출 20주년을 맞은 해다. 미래에셋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를 인수할 수 있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Global X 인수 … 미국 테마형 ETF 선두

미래에셋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미국과 캐나다, 홍콩 등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ETF가 견인하고 있다. 미래에셋이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글로벌 ETF 순자산은 지난달 말 기준 121조원에 달한다. 그 선두에는 미국 ETF 운용 자회사 Global X(글로벌엑스)가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수한 지 5년 만에 Global X는 운용자산을 약 5배 늘리며 미국 시장의 ‘라이징 스타’에서 ‘테마형 ETF 선두주자’로 성장했다.

2018년 2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억8800만달러(약 5200억원)를 들여 미국 ETF 운용사 Global X를 인수했다. 세계 ETF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을 공략해 미래에셋 글로벌 ETF 네트워크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인수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Global X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했다. Global X는 ‘Beyond Ordinary ETFs’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수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Global X와 상품 개발부터 리서치, 운용 등 노하우를 공유했다. 5년이 흐른 현재 미국 시장에서 Global X의 위상은 180도 달라졌다. 2018년 인수 당시 Global X의 AUM은 8조원 규모에 불과했으나 현재 5배가량 증가했다. 5년간 연평균성장률 29.13%로, 같은 기간 업계 평균치 14.5%를 웃돈다. 이제 Global X는 미국 시장을 대표하는 테마형 ETF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지난해 6월에는 Global X와 함께 호주 ETF 운용사 ‘ETF Securities’를 인수했다. 이는 국내 운용사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해외 ETF 운용사를 인수한 첫 사례다. 미래에셋그룹이 해외 수익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금융그룹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넥스트 차이나’ 인도 투자 선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넥스트 차이나’로 평가받는 인도에서도 선두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을 위해 인도에 투자하는 상품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있다. 운용 능력 면에선 인도 현지 운용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TIGER 인도니프티50 ETF’를 신규 상장했다. 해당 ETF는 인도 시장에서 인도 경제를 이끄는 현지 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앞서 2016년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을 선보인 미래에셋은 인도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 라인업을 확대했다. 인도 시장에 대한 미래에셋의 투자는 2000년대부터 시작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6년 뭄바이에 법인을 설립한 뒤 2008년 1호 펀드를 출시하며 인도 시장에 본격 진출해 15년 만에 현지 9위 운용사로 성장했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인도 내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다.미래에셋이 선제적으로 인도 시장에 집중한 이유는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1월 뭄바이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인도법인 15주년 기념행사에서 “인도는 높은 교육열과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높은 자존감 그리고 영어 공용화 등의 환경으로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갖춘 나라”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은 인도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시장의 빠른 성장에 발맞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도 지점을 설립했다. 국내 운용사 최초로 중동에 진출한 사례다. 두바이는 지리적으로 인도와 가깝고 전체 인구 중 인도인 비중이 약 35%에 달해 인도 현지 펀드에 대한 투자 수요가 많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의 2022년 말 기준 수탁액은 21조원, 계좌 수는 550만 개에 달한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