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칼럼] "높아진 환율 바닥…상고하저에도 바닥은 1300원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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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달러의 약세 원인은 작년과는 달라진 통화정책 환경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작년 한해 동안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모자라, 점도표(dot plot)가 발표될 때마다 최종금리수준(terminal rate)을 높여왔다. 민간의 기대인플레이션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정책적 의도이다.
하지만 올해 3월 FOMC에서 연준의 점도표는 더 이상 높아지지 않았고 2024년말 최종금리수준은 4.3%를 시사하면서, 긴축 종료의 시그널을 조심스럽게 내비추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시장은 이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선반영하면서, 채권시장의 금리 레벨은 상단이 유의미하게 낮아졌다. 여기에 연준보다 후행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ECB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인해 미독 금리차이가 줄어들면서 유로화 강세와 달러 약세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첫째,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 확대 이슈이다. 사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올해 들어 발생한 현상은 아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미 미국의 기준금리는 한국보다 높아지면서 역전 현상이 나타났지만, 채권시장 금리도 역전이 되기 시작한 것은 상대적으로 최근의 일이다. 올해 들어 한국은행이 미국 연준보다 앞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반면, 연준은 5.25%까지 추가 인상을 단행하였고, 특히 일부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한국은행이 연준보다 먼저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까지 반영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채권금리 역전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미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최근 외국인의 국내 주식과 채권에 대한 순매수는 이어지고 있다. 한-미 금리차이 역전폭 확대가 원/달러 환율에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는 없으나, 이자율 평형이론(interest rate parity)의 설명력이 선진국간의 통화에서 높게 나타나는 만큼, 올해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범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두번째 원인은 국내 무역수지 적자 이슈이다. 작년부터 한국의 수출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누적되면서, 달러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수출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고, 기조적으로 흑자를 유지하던 한국 무역수지가 적자 누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외환시장의 불안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요인이다.
특히 글로벌 수요 부진을 시사하는 반도체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전체 수출을 개선으로 이끌 동인(catalyst)도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원화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베타 통화로 불리는 만큼,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하는 가장 주된 이유이다.
특히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 6월초 미국 정부의 디폴트(X-date)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위험통화 회피 현상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마지막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 세번째 원인은 예상보다 부진한 중국의 경기 흐름이다. 올해 중국이 본격적인 리오프닝에 들어가면서, 중국 경제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았었다.
하지만 하반기를 앞두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중국의 경기 회복은 시장의 눈높이를 채우기에 부족한 성적표를 보여주고 있고, 제조업 재고 부담도 지속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시장이 기대했던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도 계속 이연되면서, 글로벌 주요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중국 정책 당국의 경기부양 의지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
연초 강세를 보였던 위안화가 이와 같은 이유로 최근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대표적인 위안화의 대리 통화(proxy currency)로 분류되는 원화도 위안화에 연동된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연말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런 원·달러 환율의 상승 흐름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연준이 6월 FOMC부터 기준금리 동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고,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더라도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추가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속되고 있는 한국의 수출 부진과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한국의 수출 개선 속도를 결정하는 요인은 중국의 경기반등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의 경기 회복이 예상만큼 강하지 못하거나 회복의 파급효과가 제한될 경우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도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면에서 최근 중국 경제 회복이 서비스업과 내수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고, 중국의 재고 부담이 IT를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은 국내 반도체 수출 역시 빠른 개선이 힘들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올해 원·달러 환율의 흐름은 상고하저(上高下低)라는 큰 그림 아래서, 현재는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이슈와 함께 상고(上高)의 클라이막스가 도래할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하지만 하반기 도래할 원·달러 환율의 하저(下低)의 흐름에서, 바닥은 그리 낮지 않은 1300원 내외의 수준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할 전망이다.
* 본 견해는 소속기관의 공식 견해가 아닌 개인의 의견입니다.
최진호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이코노미스트
작년보다 약해진 달러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 지속
올해 원·달러 환율의 고공 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글로벌 달러는 작년과는 다르게 약세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으나, 원화 가치의 흐름은 달러보다 더 약한 모습으로 전개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연초대비 높아진 1320~1340원의 레벨이 유지되는 상황이다.글로벌 달러의 약세 원인은 작년과는 달라진 통화정책 환경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작년 한해 동안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모자라, 점도표(dot plot)가 발표될 때마다 최종금리수준(terminal rate)을 높여왔다. 민간의 기대인플레이션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정책적 의도이다.
하지만 올해 3월 FOMC에서 연준의 점도표는 더 이상 높아지지 않았고 2024년말 최종금리수준은 4.3%를 시사하면서, 긴축 종료의 시그널을 조심스럽게 내비추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시장은 이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선반영하면서, 채권시장의 금리 레벨은 상단이 유의미하게 낮아졌다. 여기에 연준보다 후행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ECB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인해 미독 금리차이가 줄어들면서 유로화 강세와 달러 약세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약한 달러보다 더 약한 원화의 흐름이 전개되는 세가지 이유
작년과는 달라진 달러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원화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원인은 다음과 같다.첫째,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 확대 이슈이다. 사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올해 들어 발생한 현상은 아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미 미국의 기준금리는 한국보다 높아지면서 역전 현상이 나타났지만, 채권시장 금리도 역전이 되기 시작한 것은 상대적으로 최근의 일이다. 올해 들어 한국은행이 미국 연준보다 앞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반면, 연준은 5.25%까지 추가 인상을 단행하였고, 특히 일부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한국은행이 연준보다 먼저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까지 반영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채권금리 역전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미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최근 외국인의 국내 주식과 채권에 대한 순매수는 이어지고 있다. 한-미 금리차이 역전폭 확대가 원/달러 환율에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는 없으나, 이자율 평형이론(interest rate parity)의 설명력이 선진국간의 통화에서 높게 나타나는 만큼, 올해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범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두번째 원인은 국내 무역수지 적자 이슈이다. 작년부터 한국의 수출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누적되면서, 달러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수출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고, 기조적으로 흑자를 유지하던 한국 무역수지가 적자 누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외환시장의 불안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요인이다.
특히 글로벌 수요 부진을 시사하는 반도체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전체 수출을 개선으로 이끌 동인(catalyst)도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원화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베타 통화로 불리는 만큼,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하는 가장 주된 이유이다.
특히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 6월초 미국 정부의 디폴트(X-date)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위험통화 회피 현상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마지막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 세번째 원인은 예상보다 부진한 중국의 경기 흐름이다. 올해 중국이 본격적인 리오프닝에 들어가면서, 중국 경제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았었다.
하지만 하반기를 앞두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중국의 경기 회복은 시장의 눈높이를 채우기에 부족한 성적표를 보여주고 있고, 제조업 재고 부담도 지속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시장이 기대했던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도 계속 이연되면서, 글로벌 주요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중국 정책 당국의 경기부양 의지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
연초 강세를 보였던 위안화가 이와 같은 이유로 최근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대표적인 위안화의 대리 통화(proxy currency)로 분류되는 원화도 위안화에 연동된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낙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을 염두
상기와 같은 이유로 글로벌 달러 약세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이 유지되고 있고,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노이즈 등 단기적으로 달러 선호를 자극할만한 요인들이 산재해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할 전망이다.하지만 올해 연말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런 원·달러 환율의 상승 흐름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연준이 6월 FOMC부터 기준금리 동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고,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더라도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추가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속되고 있는 한국의 수출 부진과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한국의 수출 개선 속도를 결정하는 요인은 중국의 경기반등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의 경기 회복이 예상만큼 강하지 못하거나 회복의 파급효과가 제한될 경우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도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면에서 최근 중국 경제 회복이 서비스업과 내수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고, 중국의 재고 부담이 IT를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은 국내 반도체 수출 역시 빠른 개선이 힘들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올해 원·달러 환율의 흐름은 상고하저(上高下低)라는 큰 그림 아래서, 현재는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이슈와 함께 상고(上高)의 클라이막스가 도래할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하지만 하반기 도래할 원·달러 환율의 하저(下低)의 흐름에서, 바닥은 그리 낮지 않은 1300원 내외의 수준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할 전망이다.
* 본 견해는 소속기관의 공식 견해가 아닌 개인의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