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방미해 서명까지 했는데…美기업 수원연구소 유치 '삐걱'

경기대, 뒤늦게 부지 임대에 난색…'무리한 MOU 추진' 지적도
지난달 인테그리스사와 MOU…道 "수원지역 다른 부지 물색 중"

경기도가 수원시와 함께 미국 반도체 소재 분야 기업의 종합연구소를 수원지역에 건립하기로 미국 현지에서 해당 기업과 MOU(양해각서)를 맺었지만,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연구소 예정지인 경기대에서 부지 임대에 난색을 보이기 때문인데, 투자유치 실적을 위해 MOU를 무리하게 추진한 탓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현지 시각 12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코네티컷주 댄버리 인테그리스사 기술센터에서 제임스 A. 오닐 인테그리스사 수석부회장, 이재준 수원시장과 '반도체 소재 연구소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인테그리스사는 반도체 소재 개발 및 프로세스 솔루션 제공을 위한 종합연구소를 수원시에 설립하기로 했다. MOU에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광교테크노밸리가 가까운 경기대학교 내 부지에 종합연구소가 들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기대는 부지 임대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인테그리스사와 별도의 MOU를 맺은 바 있다.

그러나 미국 현지 MOU 체결 닷새 뒤인 지난달 18일 경기대는 인테그리스사에 공문을 보내 작년 10월 맺은 양자 간 MOU를 파기한다고 통보했다. 부지 임대에 따른 수익 타당성 등에 대한 학내 이견으로 MOU를 파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인테그리스사 연구소의 경기대 입지가 100% 확실치 않아 MOU 당사자에서 일단 경기대를 제외하고 추진했는데 안타깝다"며 "광교테크노밸리에 소규모 R&D 연구소가 있는 인테그리스사에서 수원지역에 부지를 원하는 만큼 다른 부지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는 지난달 9~15일(현지 시각) 김 지사의 방미 기간 인테그리스사 등 4개 기업으로부터 4조여원의 투자를 약속받았고, 인테그리스사 종합연구소가 들어서면 150명 규모의 연구개발 관련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홍보했다.

/연합뉴스